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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아직 끝나지 않은 한일 야구전쟁

by 푸른가람 2009.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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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만도 하다. 한국의 WBC 1조 1,2위 결정전 파트너가 일본으로 결정됐다. 이로서 제2회 WBC대회 개막을 앞두고 야구팬들이 농담삼아 했던 '한일전 5게임論'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운명의 라이벌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자주 만나는 것 같다.

일본은 오늘 열린 쿠바와의 1조 패자부활전에서 아마 최강 쿠바에 5:0 완승을 거두며 벼랑끝에서 기사회생했다. 국제대회 40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이어나가려던 쿠바의 희망은 어이없게도 실책 하나로 사드라들고 말았다. 큰 경기에서는 역시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경기 초반 양팀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승부의 추는 4회 일본 공격때 급격하게 기울었다. 아오키의 안타와 이나바의 2루타로 맞이한 2사 2,3루 챤스에서 오가사와라가 외야로 날린 타구는 쿠바 중견수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튀어나왔고 두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2점차로 시작된 일본의 리드는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어쨌든 다시 만나고 싶지않던 두 팀은 다시 한번 스파링 파트너를 결정짓기 위해 링에 올라야 한다. 오늘 열린 2조 1,2위 결정전에서는 베네주엘라가 미국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20일 한일전 패자가 베네주엘라의 상대가 된다. 베네주엘라는 이번 대회 4강에 오른 팀 중 가장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투수력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봤을때 부담스러운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죽기살기로 일본을 잡고 1위에 올라 미국을 만나봐야 유리할 것도 없다. 바로 미국이 WBC대회 주최국이라는 점 때문이다. 1회대회때도 엄연한 홈런을 파울로 판정하는 등 심판들의 '보이지 않는 손' 덕을 많이 봤던 미국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엄연히 홈어드밴티지가 존재한다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다. 결정적 순간의 스트라익 판정 하나가 경기 전체의 흐름을 가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꺼림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18일 한일전 패배를 되갚기 위해 죽기살기로 달려들자니 소득없이 힘만 빼는 격이요, 그렇다고 한국에 지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 계속되는 한국전 패배로 아시아 최강의 자리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명예회복도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하라 감독이 내일 네번째 한일전에 올인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과 일본의 1,2위전 '동상이몽'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 지 흥미거리다. 선발투수로 한국은 장원삼을, 일본은 우쓰미 데쓰야(요미우리)를 예고했다. 두 팀 모두 상대의 패를 훤히 꿰뚫어보고 있는 상황이다. '명예와 실리'를 놓고 벌이는 양팀의 대결은 그러나 내일 경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전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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