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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시범경기 삼성 : KIA전 관전기[3/20 대구]

by 푸른가람 2009.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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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대구구장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기회가 생겼다.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한창인데 오늘이 아마도 대구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인 것 같다. 구장에 도착했을 때는 KIA의 2회초 공격이 진행중이었다. 삼성 선발은 예상대로 좌완 차우찬.

차우찬은 비록 5회 1실점하긴 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이어 나온 김상수는 첫 타자 승부는 깔끔했지만 이후 와일드피치와 두 타자 연속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1실점하는 등 제구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양팀의 팽팽한 승부는 8회초에 갈렸는데 어이없게도 KIA 타선에 불을 지핀 장본인은 안지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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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만은 연속안타를 연달아 허용하며 3실점했다. 실점도 실점이지만 제구력 난조가 문제였다. 안지만이 승부구로 선택한 빠른공은 그다지 위력적이지도 못했고, 가운데에 몰렸다. 여지없이 KIA 2진급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에 맞아 나갔다. 올시즌도 삼성 선발진이 두텁지 못해 불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면 안지만의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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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5:3으로 KIA가 승리를 거두었다. 여전히 허약한 삼성 마운드 때문에 살짝 실망한 홈팬들의 마음을 젊은 삼성 타자들이 대신 위로해줬다. 대구 야구팬들의 엄청난 관심속에 무럭무럭 커가고 있는 고졸 루키 김상수는 오늘 경기에서도 빛났다. 안타도 터뜨려 4할대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며,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신인답지 않게 전혀 주눅들지 않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올시즌 삼성의 키플레이어 역할을 톡톡히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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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차세대 거포 최형우는 오늘도 거포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회말 터뜨린 홈런은 외야에서 홈플레이트 쪽으로 불어오는 맞바람을 뚫고 우측 외야 상단에 떨어지는 큰 타구였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다. 3경기 연속 홈런이던가? 오버페이스가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감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몸쪽 낮은 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는 속절없이 헛스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8회말 대타로 깜짝 등장한 박석민의 홈런은 전광석화처럼 대구구장 상공을 갈랐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날아오른 공은 좌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방망이 중심에 맞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였다. 박석민이 부상이라는 얘길 들었던 거 같은데 부상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어쨌든 지난 시즌 멋진 활약을 보였던 박석민, 최형우가 올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영원한 현역 양준혁도 투수를 스쳐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건재를 과시했고, 진갑용은 좌익선상 안타를 치고도 느릿한 걸음으로에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진갑용 대신 마스크를 쓴 이지영은 아직 볼배합이라든지, 수비를 진두지휘하는 리더십에서는 선배 진갑용에게 많이 배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동열감독의 양자' 허승민은 여전히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안타 신고는 오늘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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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만 해도 섭씨 26도가 넘어가는 이상 기온으로 야구하기에도, 구경하기에도 좋았었는데 오늘은 갑작스럽게 쌀쌀한 봄바람때문에 투수들의 제구나 야수들 플라이볼 처리에 애를 좀 먹었을 것 같다. 대구구장도 곳곳에 보수공사를 진행중이라 어수선한 모습이다. 교체를 하려는 것인지 내외야 관중석을 뜯어낸 상황이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땜질이 아니라 새로운 구장 신축일텐데 언제쯤 대구야구장 신축의 훈풍이 불어올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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