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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과신과 자만이 자초한 도쿄돔의 치욕

by 푸른가람 2009.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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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킬러' 김광현만 바라보고 있었던 한국 야구가 일본 도쿄돔에서 치욕을 맛보고 있다.  지금 이시각 도쿄돔에서 열리고 있는 WBC 제1라운드 일본과의 경기는 7회초 현재 홈팀 일본에 2:13으로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 한국과 일본간 국가대표팀의 맞대결 스코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것도 오늘 경기의 선발은 김광현이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연달아 일본대표팀 격파의 선봉에 서며 일본야구의 자존심을 납작하게 만들었던 김광현.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무라타에게 3점홈런까지 허용하며 2회를 채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1과 1/3이닝동안 무려 8실점. 7개의 피안타와 2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믿었던 에이스 김광현의 부진에 코칭스탭은 속수무책이었다. 1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김광현의 교체 시기를 놓쳤다. 1회 3실점이야 곧이은 김태균의 호쾌한 홈런 한방으로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곧이은 2회초에도 김광현은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발 빠른 대처가 필요했지만 덕아웃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했다.

투수 리드 좋기로 소문난(?) 박경완도 마치 무엇에 홀린 듯한 모습이었다. 전가의 보도였던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고집스럽게 주문했다.  잔뜩 먹잇감을 노리고 있는 일본 타자들의 입맛에 맞아 떨어지는 볼배합으로 상대의 기를 살려주더니 2회 공격에선 병살타로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경기는 아직 진행중이다. 오늘 일본에 진다해도 아직 기회는 있다. 내일 중국전 승리후 다시 한번 일본과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다툴 수 있다. 이 한경기에 지나치게 절망할 필요는 물론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 내용이 너무 실망스럽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운명의 라이벌을 넘어 이제는 일본보다는 한수위라던 섣부른 자신감이 화를 자초했다.

WBC 한국전을 앞둔 '사무라이 재팬'의 대비가 철저했다는 점에 비해 우리의 준비는 미흡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 불협화음이 불거져 나왔고, 대표팀 구성에 있어서도 공수에서 모두 차, 포가 빠진 아쉬움이 컸다. 야구계와 언론, 팬 모두 지난 제1회 WBC대회에서의 극적인 승리와 베이징올림픽의 연승의 도취감에만 빠져 있었지 일본의 전력에 대한 철저한 대비는 부족했다.

방금 14:2 일본의 콜드게임 승으로 경기가 끝났다. 만원 관중이 운집한 일본야구의 심장에서 당한 치욕적인 패배다. 비단 오늘 이 한경기가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또 이런 치욕을 또 당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하루빨리 근거없는 과신과 자만에서 벗어나 철저한 분석과 대비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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