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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역대급 졸전 끝 연장 승리에 기뻐해야 하나

by 푸른가람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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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기를 이겼다고 기뻐해야 할까요. 지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만 도무지 오늘 경기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망작이었습니다. KT와의 수원 원정경기에서 삼성은 수아레즈의 7이닝 무실점 역투와 강민호, 오재일 등 중심타선의 활약 덕분에 8회초까지 8-0 리드를 잡았지만 불펜진의 역대급 난조로 8회에만 8실점 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려야 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10회초에 터진 이재현의 결승 2타점 적시타로 삼성이 10-9 한 점 차 승리를 거뒀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박진만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승으로 끝날 경기를 감독이 경기 운영을 잘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연장전 끝 신승을 거뒀으니 다행이었지 만약 무승부나 패배로 경기가 끝났다면 그 후폭풍이 어마어마했을 겁니다.

좋은 게 좋다고 해도, 어제 경기는 이겼다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프로의 수준이 아닙니다. 투수들의 투구도 그렇고, 감독과 투수코치의 경기 운영도 낙제점입니다. 수많은 경기 속에서 어처구니 없고, 전혀 프로답지 않은 모습들도 비쳐지긴 하지만 8회 8점차 승리를 지키지 못한다는 건 프로의 자격이 없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수아레즈 선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긋지긋한 '수크라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출국으로 잠시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7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펼쳐주었는데도 2023년 시즌 첫 승 신고는 다음 경기로 또 미루게 됐습니다. 인성이 워낙에 좋은 선수라서 고맙고, 그래서 더 미안할 따름입니다. 

손을 봐야 합니다. 특히, 정현욱 투수코치의 거치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성격이 좋은 건지, 위기상황에 마운드에 오를 때도 늘 싱글벙글 환한 얼굴로 등장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 않네요. 하나같이 투수들의 구속과 컨트롤이 하향평준화 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규명해야 하고, 제대로 코칭하지 못하는 지도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달라지는 삼성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이대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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