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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홍준학 단장 퇴진 요구 트럭 시위, 삼성 구단은 응답할까

by 푸른가람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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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잠실야구장 입구에서 삼성라이온즈 홍준학 단장 퇴임을 요구하는 삼성팬들의 트럭 시위가 펼쳐졌다는 소식입니다. 야구팬들의 트럭 시위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KIA, 한화에 이어 이번에는 삼성 홍준학 단장이 그 릴레이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시위에 나선 삼성팬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삼성 재건을 기치로 내세웠던 홍준학 단장 부임 이후 오히려 삼성 왕조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모기업의 무관심 속에 야구단의 부활은 요원해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리빌딩과 신인 육성에 실패한 단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것이 야구팬들의 요구인데 구단 측이 당장 호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팬들의 지적은 타당해 보입니다.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이후 삼성라이온즈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내리 5년 연속 페난트레이스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하였지만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힘없이 패권을 내준 이후 시작된 삼성의 암흑기는 1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으며 탈출의 기미 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단 홍준학 단장 한 명이 떠난다고 해서 당장 삼성 전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가 되질 않습니다. 하지만 홍준학의 존재 자체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보여집니다. 삼성 그룹 차원에서 야구단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야구단 운영에 거는 기대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비난받지 않을 정도 수준의 투자는 해줄테니 최하위권으로 떨어져 체면 구기는 지경까지만 가지 말아달라는 주문 아닐까요. 큰 기대 없이 중간 정도만 적당히 유지하면 홍준학 단장의 자리 보전도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상황을 몇 년째 지켜봐야 하는 대다수 삼성팬들은 답답할 지경입니다. 완전히 야구단 운영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팀 전력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의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부경쟁과 훈련만 강조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년 희망고문은 계속되고 있지만,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투자 없이 성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보여집니다.

왕조 재건을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절실해 보입니다. 그 첫 단추로 삼성팬들은 프런트 재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트럭 시위가 구단 최고위층에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알 수 없지만 삼성 구단 역시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는 없을 겁니다. 13연패를 뛰어넘는 충격적인 성적표가 나와야만 극약 처방을 하려는 것인지 의아한 대목입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와 역시나 하는 실망의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 삼성팬들의 성난 목소리에 구단이 응답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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