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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신병주 교수의 조선 산책 - 민초의 삶부터 왕실의 암투까지

by 푸른가람 2018.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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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TV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고 재미있는 역사를 소개해 주고 있는 건국대 신병주 교수를 책을 통해 만났다. 그의 전공 분야인 조선 시대의 여러 사건들을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신병주 교수의 조선 산책>은 이전에 세계일보와 대구 매일신문의 지면에 연재되었던 칼럼들을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모두 여섯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위로는 왕실의 비밀에서부터 민초들의 삶의 모습까지 살펴 볼 수 있어 사뭇 흥미롭다.

책은 연산군와 장녹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조선 역사를 통틀어 최악의 폭군으로 기록되어 있는 연산군, 그리고 임금의 결핍과 비뚤어진 욕망에 편승해 사리사욕을 채워 나가다 비극적인 파국을 맞았던 장녹수는 비단 과거의 이야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마땅히 경계로 삼을 만 하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우리 또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역사적 사건을 2017년에 겪지 않았던가.

인조반정으로 왕의 자리에서 쫓겨난 광해군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연산군과 더불어 왕의 시호를 받지 못한 광해군이지만 희대의 폭군 연산군과 같은 급으로 치부되기에는 억울한 면이 많다. 임진왜란 때는 무능한데다 겁까지 많은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분조를 이끌며 누란의 위기에 처한 조선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공이 클 뿐 아니라, 당시의 동아시아 정세를 잘 활용해 명과 후금 사이에서 절묘한 외교적 줄타기를 한 공적 또한 가벼이 할 수 없다. 이처럼 광해군에 대한 역사학계의 평가는 상당히 호의적으로 변화되었고, 한편의 영화를 통해 광해군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미지 또한 상당히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왕가의 역사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상당히 많다. 조선 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와 후에 태종이 된 이방원과의 애증 관계, 오랜 세자 시절 동안 아버지 세종을 도와 큰 업적을 남겼지만 재위 3년 만에 병으로 죽어 버림으로써 아들피 비린내 나는 계유정난의 피해자가 되어 버린 비운의 임금 문종의 안타까움, 아버지를 죽인 할아버지를 이어 왕위에 오른 정조의 효심에까지. 역사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재미 뿐만 아니라 후세 사람들에게 귀중한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역사는 누군가의 말처럼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그래서 역사가 이미 흘러가버린 과거의 옛 이야기로만 머물고, 현재에 되살아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들이 지금의 현실을 되살펴보고 앞으로 다가올 날에 새로운 방향과 의미를 제시해 줄 수 있어야만 올바른 역사 인식이 될 수 있다고 신봉주 교수는 강조한다. 흔히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500년 조선사가 2018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지 음미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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