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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한여름의 주왕산, 연꽃속에 묻히다.

by 푸른가람 2008.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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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주왕산. 도로 사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서 2시간은 족히 달려야 주왕산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모든 곳이 그렇겠지만 4계절마다의 매력이 넘치는 명산 주왕산.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가을의 주왕을 그중 최고로 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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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주왕산에 직접 가본 것이 2005년의 한여름날이었다. 원래 등잔밑이 어둡다고, 유명한 곳은 먼 곳이라도 기를 쓰고 가보면서도 정작 곁에 있는 명소는 지나치기 십상인 것 같다. 사실 주왕산에 가게 된 계기도 주왕산 자체가 목적지가 아니라 그 유명한 주산지 때문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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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에는 대전사의 연꽃이 우릴 반겨주었다. 주왕산을 오르는 입구에 있는 식당, 상가들의 번잡함과 산사의 고즈넉함이 경계에서 묘한 대비를 이루는 곳이 대전사의 특징이기도 하다. 각도에 따라 주왕산과 그 주위에 봉우리들과 사찰의 기와가 이루는 아름다운 곡선.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마다 멋진 포인트가 되는 곳이 바로 대전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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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백과사전을 찾아 보니 대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산인 은해사의 말사라고 한다. 은해사라고 하면 영천 은해사를 말함이겠지? 대전사의 창건과 관련해서는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세웠다는 설도 있고, 고려 태조때 눌옹이 창건했다는 얘기도 있다지만 누가 세웠건 내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 넘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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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는 그리 큰 절은 아니다. 사찰에 딸린 건물도 많지 않아서 보광전, 명부전, 신령각, 요사채 등이 전부다. 보광전 앞에 삼층석탑이 늘 그 자리에서 대전사와 주왕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보광사와 바로 삼층석탑이다. 저 멀리 주왕산의 위용이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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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 구석구석에 꽃들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담벼락 밑에, 나즈막한 모습으로 조용히 그 자태를 뽐내고 있는 모양이 대전사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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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를 돌아나와 본격적으로 산행을 나서 보자. 주왕산은 가볍게 산행하기 적당한 산이다. 물론 제3폭포 위로 올라가 본격적인 산행을 한다면 말은 좀 달라지겠지만, 대전사에서 제3폭포까지 올라가는 길은 그저 평탄하고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며 벗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오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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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오르다보면 제1폭포를 만나게 된다. 폭포라고 해서 수십, 수백m가 넘는 거대한 폭포를 기대했다면 분명 실망하겠지만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폭포 아니겠는가? 아담한 물줄기와 푸른 물빛이 보기만 해도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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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시루봉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멀리서 봐도 모양이 참 독특하다. 시루와 닮았거나, 시루떡같은 모양으로 층층을 이루고 있는 봉우리라고 해서 시루봉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시루같지는 않아 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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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 목적이 아니다보니 제1폭포까지 올라가서 얼음장같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잠시 쉬다 발길을 돌려 다시 내려왔다. 대전사 경내에 들어와 다시 주왕산을 올려다 보았다. 언제나 묘한 느낌을 주는 주왕산의 기암.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 인간세상을 말없이 내려다 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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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돌아오기가 아쉬웠던지 대전사 입구에 피어있는 해바라기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노란 은행잎이 또 산행객들을 반겨주겠지. 가을의 주왕산은 찾기 부담스럽다. 너무나도 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주왕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이 멋진 주왕산의 가을을 만끽하려는 것은 너무나 큰 욕심이겠거니 생각하며 다시 속세속으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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