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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시민의 교양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by 푸른가람 2016.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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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다.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인문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시민의 교양>에 대한 나의 평가는 이러하다. 내용도 좋은데다, 책을 쓰게 된 의도가 무척이나 훌륭하다. 누구나한테나 놓여진 두 가지의 삶이 있다. 첫 번째는 세계에 나를 맞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를 나에게 맞추는 것이다.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이 책의 저자 채사장이 독자들을 향해 던지는 의미심장한 질문이다.

 

많이 배워서 아는 것이 많은 것과, 자신이 아는 바를 타인에게 잘 가르치는 것은 별개다. 고등학교 때 수학선생님의 경우가 그랬다. 형제 모두 서울대학교를 나와 형님은 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동생은 모교의 수학 교사로 부임했다. 아주 똑똑하고,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분이었지만, 불행히도 학생들에게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습득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이면서 팟캐스트 1위로 뽑힌 <지대넓얕>의 진행자이기도 한 채사장이 어떤 사람인 지는 잘 모른다. 그의 학력이 어떻고, 그가 얼마나 많이 아는 지에도 솔직히 관심이 없다.  그의 책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 하나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여겨진다.

 

많이 알고 있다 해도 모두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는 없겠지만, 잘 가르칠 수 있으려면 잘 알고, 많이 알아야 함은 당연하다. 자신의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타인에게 쉽게 전달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채사장은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내가 채사장이라는 사람의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왜 이런 책을 썼느냐 하는 점이다. 인문학을 포함해 다양한 학문과 세상의 정보들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것 자체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는 보통 사람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소양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가 현실 사회에서 배우고 깨달아야 하는 이유는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하는 것과 밀접하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더 나아가 세계 질서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소위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교언영색에, 매스미디어의 거짓과 왜곡에 현혹당하지 않고 제대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 교양>은 선택의 문제에서 시작된다. 책 속에서는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선택'의 주체가 될 국가의 주인을 찾아 길을 떠나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라는 주제를 두루 돌아 다시 선택의 버튼 앞에 서게 된다. 세상의 주인으로서 시민이 이 사회의 현안들을 합리적이고 주체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지은이 채사장의 바람처럼 이 책이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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