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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2게임 연속 호투 펼친 백정현, 5선발 꿰 차나?

by 푸른가람 201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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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현실화 되고 있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쳤던 백정현이 두번째 등판에서도 롯데 강타선을 맞아 3.2이닝을 2피안타 1사사구 1실점으로 막아내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갔다. 특히 1회 2번타자 조성환을 시작으로 3회 첫 타자로 나선 강민호까지 무려 여섯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시즌을 앞둔 삼성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마운드에 있다. 오승환이 일본 한신 타이거즈로 떠난 이후 마운드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졌고 오승환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까 하는 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안지만이 클로져를 맡는 것으로 기본적인 방향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의문 부호가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만년 기대주 백정현의 깜짝 활약은 삼성 코칭스탭에겐 천군만마와도 같다. 외국인 투수 마틴마저 예기지 못한 부상으로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그의 공백을 채워 줄 누군가가 필요했고, 그 절묘한 타이밍을 백정현이 놓치지 않았다.


3월 8일 KIA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호투에도 불구하고 백정현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날 경기에서 백정현은 5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탈삼진도 5개나 뺏어낼 정도로 공의 구위나 제구력 모두 완벽했지만, 팬들은 물론 야구 전문가들도  '어쩌다 한번 공이 잘 긁힌 날' 일 수 있다며 좀더 신중하게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호투가 이어지면서 백정현에 대한 평가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백정현은 지금까지 시범경기 2게임에 출전해 8.2이닝 동안 겨우 1실점만 허용하는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평균 자책점도 1.04에 불과한데다 탈삼진은 무려 11개나 뺏어냈다. 삼성 투수는 물론 9개구단 투수를 통틀어서도 백정현을 능가하는 투구를 보여준 선수는 없다.

이제 류중일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당초 장원삼, 윤성환이라는 걸출한 원투 펀치에다, 반델헐크와 마틴의 외국인 투수 2인방을 내세워 탄탄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류중일 감독으로선 5선발 한자리를 놓고 여러 투수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지난해 다승 1위에 올랐던 관록의 배영수가 가장 앞서 있었지만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이대로라면 시범경기 KIA전에서 부진한 피칭을 보였던 배영수 보다는 백정현이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투수 마틴의 시즌 초반 공백을 메워 줄 '땜빵 5선발'이 아니라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자신의 힘으로 투수 왕국 삼성 마운드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백정현의 앞으로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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