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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흔들리는 삼성, 시즌 막판 위기의 전주곡일까?

by 푸른가람 2014.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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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할대에 근접하는 승률을 자랑하며 고공행진을 펼치던 삼성의 시즌 막판 행보가 수상하다. 여전히 2위 넥센에 5.5경기차 앞서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가 뚜렷하다. 단순히 패전이 늘어나서가 아니라 경기 내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 더 문제다. 떼논 당상처럼 여겨졌던 정규시즌 4연패도 이대로가면 위협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져 보인다.

 

8월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맞대결에서도 결과가 좋지 못했다. 1위를 넘보기엔 힘이 벅차보이지만 여전히 추격을 멈추지 않고 있는 2위팀과의 대결, 게다가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넥센과의 대결이었던만큼 삼성도 에이스 벤델헐크를 내세워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이에 맞서는 넥센 선발 김대우와 비교했을 때 선발싸움에서만큼은 삼성 벤델헐크의 우위가 예상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야구공은 둥글다 했던가. 승부를 미리 예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삼성은 2회말 공격에서 베테랑 이승엽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기분좋게 앞서 갔지만 결국 중반 이후 넥센에 역전을 허용했고, 8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졌다.

 

 

삼성의 최근 하락세에 대한 원인을 정확히 분석해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9개 구단 통틀어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보였던 선발진이 동반 부진에 빠진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바꿔줄 것으로 기대했던 벤델헐크마저 연패의 고리를 끊어 주진 못했다.

 

타선의 짜임새 역시 예전같지 않아 보인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 또는 체력적인 부담으로 경기에 빠지게 되면서 응집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전반적인 개인 기록들은 나쁘지 않지만,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려 줄 선수가 부족하다. 노장 이승엽이 분전하고 있는데 반해 중심타선이 고른 활약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오히려 수비에 있다. 시즌 내내 여유롭게 1위 자리를 고수하다 보니 마음속으론 이미 샴페인을 터뜨린 것일까. 야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탓에 어처구니 없는 실책들이 속출하며 지친 투수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투수력과 공격력은 슬럼프가 있다고 하지만 수비에서만큼은 용납되지 않는 말이다. 뭐라해도 전력의 기본은 수비에 있기 때문이다.

 

안팎에서 삼성의 위기를 얘기하고 있지만 아직 코칭스탭에선 이렇다할 움직음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이런 진중함이 좋아 보인다. 묵묵히 지금껏 해왔던대로 흔들림없이 선수단을 이끌어 가는 것이 위기를 넘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지난 3년의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잘 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생겨났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은 쓸데없는 노파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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