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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실책으로 자멸한 KIA, 활짝 웃은 나바로 - 삼성 vs KIA 2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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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이에 KIA는 전혀 다른 팀이 되었다. 3월 29일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에서 기가 막히는 호수비 행진을 펼치며 삼성 타선의 기세를 꺾었던 KIA였지만 오늘은 실책 3개에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까지 연거푸 저지르며 스스로 자멸했다. 11년만에 개막전 2연승을 노렸던 KIA는 아쉬움을 안고 홈구장인 광주 챔피언스필드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경기 초반은 삼성 페이스였다. 삼성은 선발 밴델헐크가 1회초 수비를 깔끔하게 막아내자 곧이은 1회말 공격때 나바로의 선취 2점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KIA와의 개막전에서 안타 신고를 하지 못했던 나바로는 KIA 선발 송은범의 몸쪽 빠른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대구구장 좌측 폴대를 맞히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홈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나바로는 1회 투런 홈런에 이어 4회에는 루상에 나가 있는 주자를 모두 불러 들이는 2타점 3루타까지 터뜨리며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몇년간 외국인 선수 덕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삼성으로선 나바로의 활약이 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나바로는 특유의 유연함으로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쉽게 잡아내는 등 올시즌 삼성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경기에서도 1번타자로 나선 정형식도 테이블 세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다. 1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타격감을 잡은 정형식은 4회 볼넷, 6회에는 좌전안타를 터뜨리며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2번타선으로 올라온 나바로와 함께 4안타 2볼넷을 합작하며 삼성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테이블 세터가 힘을 낸 반면 중심타선은 다소 무기력했다. 3번 채태인과 4번 최형우가 나란히 무안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린 박석민의 클린업 트리오의 체면을 지켰고, 6번 타선에 포진된 이승엽도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하위타선의 중량감을 높여줬다. 개막전 2경기를 통해 주축 타자들이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박한이가 안타 신고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삼성 선발 밴델헐크는 5이닝 3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타선의 활발한 공격 지원 덕분에 기분좋은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안타는 3개만 허용했지만 5개의 사사구를 허용할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다. 빠른 공에  KIA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리는 느낌이었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한 탓에 3회에만 3실점하는 난조를 보였다.

삼성은 밴델헐크가 3점차 리드를 안고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차우찬 - 김희걸 - 박근홍 - 안지만을 등판시키며 귀중한 첫 승을 지켜냈다. 불펜진 역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시켰다. 올시즌 삼성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할 차우찬은 6회 KIA 필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고, 삼성의 새로운 마무리 안지만도 9회 연속 안타를 내주며 1실점하는 등 예전과 같은 안정감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겨우 두경기만 치뤘을 뿐이다. 오랫동안 프로야구 개막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개막전 승리는 상징적 의미가 크겠지만 그 역시 128경기 중 한 경기에 불과하다. 실전만큼 좋은 연습이 없는 이유다. 각 팀별로 개막경기 2연전을 통해  노출된 약점을 보완해 나가는 노력이 시작될 것이고, 올가을이면 그 노력의 결실이 풍성한 열매로 돌아올 것임을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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