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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2012 프로야구 올스타전, 롯데 vs 웨스턴 리그의 대결?

by 푸른가람 201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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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기구단 롯데 자이언츠가 역대 최초로 전 포지션에서 올스타를 배출하는 전무후무한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9일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는 오는 21일 대전 한밭구장에서 열리는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출전할 포지션별 최고 인기스타 20명이 41일간에 걸친 팬 투표를 통해 확정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KBO의 발표에 따르면 롯데는 892,727표로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한 포수 강민호를 비롯 송승준(투수), 박종윤(1루수), 조성환(2루수), 황재균(3루수), 문규현(유격수), 손아섭, 전준우, 김주찬(이상 외야수)까지 야수 부문 9개 포지션을 석권한데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도 홍성흔이 '국민타자' 이승엽을 2위로 밀어내며 올스타에 선정돼 이스턴 리그 전 부문을 석권했다.

지난 2003년에는 삼성이 2루수 부문을 제외한 9개 부문에서, 2008년에는 롯데가 외야 한자리를 제외한 9개 부문에서 올스타를 배출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10개 전 부문 베스트 10을 한 팀에서 모두 배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대기록의 과정에 물론 위기도 있었다. 투표 마감을 1주일 앞둔 상황에서 조성환은 SK 정근우에게 4만여표 차이로 뒤져 올스타 선정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이때부터 롯데팬들의 무서운 힘이 발휘됐다. 커뮤니티와 팬클럽을 중심으로 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투표에 나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친 것. 조성환은 결국 19,925표 차이로 정근우를 제치고 올스타전 마지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이스턴 리그가 롯데 선수 일색이라면 웨스턴 리그는 네 팀이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베스트 10에 선정된 선수를 구단별로 살펴보면 LG는 이병규, 이진영, 박용택이, KIA에서는 안치홍, 이범호, 이용규이 선정되며 각각 3명씩으로 가장 많았고, 넥센(강정호, 허도환)과 한화(류현진, 김태균)도 각각 2명의 올스타를 배출했다. LG 이병규는 개인 통산 10번째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투수 부문에서는 한화 류현진이 봉중근, 윤석민 등 경쟁자들을 큰 점수차로 따돌리며 1위에 올라 변치않는 팬들의 사랑을 확인했다. 크게 주목받는 선수가 없어 '도토리 키재기'였던 포수 부문에서는 허도환(넥센)이 입단 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웨스턴 리그 최대의 격전지였던 3루수 부문에서는 KIA 이범호가 15,922표차로 간신히 정성훈(LG)을 누르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인 통산 여섯번째 올스타의 기쁨을 맛봤다.


▼ 해마다 불거지는 올스타 선정 논란, 개선 방법 없나?

올스타 투표가 진행되면서 특정 팀의 올스타 독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올스타전 베스타10이 아무리 팬들의 인기투표로 선정된다고는 해도 그 맹목적 '인기'에 걸맞는 '실력'도 응당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팬들의 '묻지마 투표' 못지않게 KBO의 올스타 선정 방식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베스트10은 KBO와 네이버 등의 홈페이지 및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온라인 투표와 오프라인 투표 등을 합산해 선정된다.

문제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이용한 투표의 경우 개인별로 중복 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1일 1표로 제한이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투표 기간 내에 몇번이고 특정 팀과 선수에게 몰표를 줄 수 있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선정된 포지션별 베스트10이 선수들의 인기도를 공정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이유다. 

또하나, 각 포지션별로 후보를 사전에 특정하는 것도 문제다. 각 구단별 1명씩을 고정하다 보니 정작 올스타전에서 뛸만한 기량과 성적을 갗춘 선수에게 표를 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원천 차단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한두해 제기되는 문제가 아니지만 KBO에서는 이렇다할 개선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올스타전이 진정한 잔치가 되기 위해서는 인기와 더불어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맘껏 펼치는 최고의 무대가 되어야 한다. 물론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이 그 영광스런 자리를 가득 채워주길 팬들은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프로야구는 8개구단 선수와 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 '올스타전 보이콧' vs '10경기 출장정지', 파국만은 막아야..

보다 큰 문제는 사실 따로 있다. 손님은 초대해 놓았는데 정작 잔치가 제대로 열릴 지가 의문이다. 제10구단 창단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KBO 이사회가 제10구단 창단을 보류하고 당분간 재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선수협은 올스타전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KBO의 방침대로라면 21일 열리는 올스타전에 선발된 선수가 경기에 불참할 경우 10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피할 수 없으며, 선수협은 "그럴 경우 리그 자체를 보이콧 할 수도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협은 "10일 열릴 예정인 KBO 이사회에서 제10구단 창단 절차에 들어갈 경우 올스타전 불참 입장을 철회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는 남겨뒀다. 구단과 선수협 간 상생의 해법을 찾아 사상 초유의 올스타전 파행이라는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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