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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SK vs KIA 준PO 4차전 - 이만수표 믿음의 야구가 승리를 불러왔다

by 푸른가람 201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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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감독임에도 무리수를 두지 않은 이만수 감독대행이 조급한 조범현 감독과의 지략싸움에서 앞선 SK가 롯데의 플레이오프 상대로 최종 결정됐네요. 1차전 완투승 이후 겨우 사흘간의 휴식 끝에 4차전 선발로 예정된 윤석민의 등판을 두고 많은 팬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는데 역시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초반에 무너진 것이 어처구니 없는 KIA의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만약 조범현 감독이 3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면 윤석민을 5차전 선발로 돌리고 한층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1승 2패로 벼랑끝에 몰린 조범현 감독의 눈에 믿을만한 선발투수라고는 오직 윤석민 밖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패착이라고 여겼지만 감독 본인만 그걸 눈치채지 못했네요.

비록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일찍부터 준플레오프를 대비해왔었고, 선발투수와 공격력 등 객관적 전력에서 SK에 한수 위로 평가받았던 KIA였기에 이번 시리즈에서의 무기력한 패배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나, 조범현 감독의 거취를 두고 앞으로 한동안은 내홍을 겪게 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반면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첫 출전한 포스트시즌에서 초보감독답지 않은 여유있는 경기 운영으로 KIA에 3승 1패로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전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감독능력 검증시험에서 합격점을 받게 됐습니다. 내년 시즌 감독 계약을 위한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갖춘 셈이라 여겨집니다.

12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던 최정을 변함없는 믿음으로 3번타선에 배치한 것과 에이스 김광현을 무리시키지 않은 것 모두 최상의 결과로 되돌아 왔습니다. 최정은 경기 초반 승기를 잡는 2타점 적시타로 기나긴 부진에서 벗어나더니 3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플레이오프전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꽁꽁 얼어붙어 있던 SK 타선이 4차전을 통해 폭발적인 타격감을 뽐냈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롯데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났을 때만 해도 양팀의 투수력이 모두 소진된 채 플레이오프에 올라올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외로 4차전에서 준플레이오프가 끝난데다 윤희상이 긴 이닝을 소화해줌으로써 불펜의 부하도 줄일 수 있게 됐으니까요.


SK 깜짝선발로 나섰던 윤희상의 눈부신 호투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내심 윤희상의 호투를 예상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초반에 대량실점으로 무너지지만 않으면 다행이란 생각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윤희상은 6과 2/3이닝을 무실점을 막아내는 2004년 프로데뷔 후 최고의 피칭으로 SK에 멋진 선물을 안겨줬습니다.

4차전을 앞두고 내심 SK가 이길 수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8:0이라는 일방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을 하긴 어려웠습니다.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냈기에 달콤한 휴식을 갖게 된 SK로서는 소진한 투수력을 보완하고 상승세의 타격감을 유지한 채 롯데와 맞붙게 됐습니다. 좀더 치열하고 재미난 승부가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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