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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정3

우주 만물의 배꼽(omphalos)을 꿈꾼 우암 송시열의 팔괘정 사계 김장생이 말년을 보낸 임이정에서 서북쪽을 바라보면 나즈막한 산자락에 팔괘정이라는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팔괘정은 우암 송시열이 그의 스승이었던 김장생과 가까이 있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이정 바로 지척에 지은 정자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팔괘정은 임이정과 무척 많이 닮아 있다. 흡사 보면 쌍둥이처럼 보일 정도로 구조적으로 흡사하다.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형태도 그렇고, 두 칸에 마루를 놓고 나머지 한 칸을 벽으로 막아 온돌을 들인 구조도 임이정과 같다. 어차피 이번 여행이 '철학으로 읽는 옛집'에 소개되어 있는 옛집들을 찾아 나선 여행이니만큼 이번에도 건축가 함성호의 설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그는 조선의 건축은 사실 똑같다고 얘기하고 있다. 조선의 집은 어떻게 생겼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위.. 2012. 3. 9.
호쾌한 전망의 임이정에서 현실주의자의 삶을 엿보다 갑작스런 충청도 여행의 목적지는 함성호가 지은 '철학으로 읽는 옛집'에 소개되어 있는 충남지역의 옛집들에 대한 끌림 때문이었다. 지난해 엇갈리는 일정 때문에 명재 고택을 찾아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컸던 차에 논산 인근에 몰려 있는 수많은 옛집들을 한꺼번에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수많은 행선지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여기 임이정이다. 임이정은 조선 예학의 종장이라 칭송받는 사계 김장생이 그의 나이 79세에 후학을 가르치기 위해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강경에 지은 집이다. 임이정의 그 유명한 황산벌의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있어 바로 옆을 흐르는 금강과 더불어 시원스런 전망이 으뜸이다. 임이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데 원래는 황산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었다. 사진에도 잘 드러나지만.. 2012. 3. 8.
푸른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가 상쾌했던 죽림서원 임이정을 향해 가는 길에 죽림서원이 있다. 죽림서원과 임이정, 팔괘정은 모두 금강이 내려다 보이는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고 마치 한 셋트의 유적공원처럼 잘 정리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죽림서원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는 아담한 모습이었다. 이 역시도 문화재 보호를 위해 문이 굳게 닫혀 있어 건물 안을 들어가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컸다. 죽림서원은 인조 4년(1626년)에 율곡 이이, 우계 성혼, 사계 김장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지방 유생들이 세운 사당이었던 황산사가 그 기원으로 전해진다. 이후 현종 6년(1665년)에 '죽림'이라는 사액을 받아 서원으로 승격되었고 이때 정암 조광조, 퇴계 이황을 배향하고, 이후에는 노론의 영수인 우암 송시열까지 추가 배향하게 되었다. .. 2012.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