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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오대산 품 속에 고요하게 들어앉은 월정사

by 푸른가람 2010.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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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를 찾았던 건 유명한 전나무숲을 걸어보고 싶었던 이유가 컸다. 물론 월정사도 꽤 유명하고 큰 사찰이라 충분히 둘러볼 가치가 있는 곳이긴 하다. 일주문에서 금강교에 이르는 울창한 전나무숲을 위시하여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고즈넉한 산사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절 앞을 흐르는 개울의 물살이 힘차고 활기차다.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가 속세의 어지러운 소리들을 차단해 주는 듯 하다. 사람들의 발길만 없다면 자연은 스스로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법. 차고 맑은 물 속에만 산다는 열목어가 이 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그림이 절로 그려진다.

 







월정사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의 오대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으며 불교 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이기도 하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1,400년의 세월을 품고 있는 고찰 월정사는 중국 오대산으로 유학을 가 문수사란 절에서 수도하던 중에 문수보살을 친견한 자장율사가 신라로 돌아와 문수보살이 상주한다는 오대산에 초가집을 짓고 머물며 정진한 것이 계기가 돼 이후 오대산 깊은 계곡에 터를 잡게 되었다.

 



월정사의 대표적인 문화재로는 부처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세운 8각 9층석탑(국보 제48호)과 약왕보살상이라고도 불리는 석조 보살좌상(보물 제139호)가 있다. 높이가 15.2m에 달하는 8각 9층석탑은 고려 초기에 만들어졌는데 여덟 곳의 귀퉁이마다 풍경이 달려 있어 형태가 독특하다. 또 지금은 소실되고 없지만 월정사 북쪽에는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를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가 있었다.

 







한바퀴 둘러본 월정사의 느낌은 아담하고 고느적해서 좋았다. 쉬엄쉬엄 걸어 둘러보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큰 편도 아니고, 천년이 훨씬 넘은 고찰이지만 수많은 전란을 겪으며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다 보니 고색찬연한 느낌은 덜 한 것이 사실이다.

 









절 입구에 있는 전통찻집(청류다원)의 모습이 정겹다. 때마침 문이 닫혀져 있어서 차 맛을 볼 순 없었던 것은 조금 아쉬었지만 찻집 앞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어 이런저런 소품들을 배경으로 사진 몇장 남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곳에서 상원사까지는 차로 십분거리라고 하니 다음번에는 상원사도 꼭 구경해야 겠다. 분명 월정사와는 다른 느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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