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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20

한국현대사 - 역사 왜곡은 좌편향이든 우편향이든 나쁘다! 우리 현대사에 대한 관심으로 읽게 된 책이지만 사실 조금은 실망스럽다. 이 책의 공저자인 16인의 학자들의 성향이 어떠한 지는 애시당초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개인의 가치관, 성향에 따라 물론 달라질 수 있겠지만 역사를 연구하고, 일반 대중들에게 가르치는 사람들의 시각에 있어서는 학문하는 사람의 꼿꼿함과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함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책의 머리말은 읽는 이의 머리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16명의 필진을 대표한다는 차하순, 이인호, 한영우, 남시욱 등 4인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를 "심각한 상황에 이른 한국 현대사의 왜곡을 바로잡아 보겠다"는 충정에서라고 밝히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의 역사학계가 좌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학자, 교육자, 문화계 종사자들에 의해 .. 2013. 9. 3.
임진왜란 비겁한 승리 - '자랑스러운 역사' 임진왜란의 어두운 기억 좀 뜬근없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420여년 전 이 땅에서 일어났던 전쟁을 이제금 다시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뭘까 하고 말이다. 의 지은이 김연수는 임진왜란은 살아 있는 역사이며, 임진년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조금도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 물음에 답 했다. 그는 책의 머릿말에서 임진왜란은 지배층의 무능과 부도덕이 빚어낸 민족적 참화였음을 다시금 주지 시킨다. 그 당시 조선이라는 나라가 안고 있던 총체적 문제들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임진왜란.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2013년의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 또한 암울하다는 것이 지은이의 기본적 시각이다. 이 책을 읽으니 묘하게 김훈의 이라는 소설을 읽었던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역시 무능하고 부도덕한 왕과 사대부로 인해 전쟁의 참화를 겪어야 했던.. 2013. 8. 2.
왕과 아들 - 조선시대 왕위 계승사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것이 아비와 자식 사이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권력이나 금전이 개입하면 그 긴밀한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구중궁궐 깊숙한 곳에서 펼쳐지는 최고 권력자 '왕'과 그의 후계자인 세자 사이에서 펼쳐지는 갈등과 불협화음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이런 이야기들은 지금껏 영화나 드라마에 소재로 자주 사용되었다. 이성계의 조선 개국과정을 그렸던 대하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는 아버지 못지않은 야심가였던 이방원과 태조 이성계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잘 묘사됐었고, 몇 해 전에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이산'에서는 뒤주 속에 갇혀 죽임을 당했던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의 참담함이 잘 나타나 있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강문식, 한명기, .. 2013. 7. 24.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 이덕일 역사서 일반인들에게 있어 우암 송시열이라는 인물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조선왕조실록에 무려 3천번 이상 언급될 정도로 조선 후기 이후 지금까지도 우리 역사상 가장 치열한 논란의 대상이라는 그는 과연 그 수사에 어울릴만큼 극단적인 찬사나 저주를 받았던 적이 있었으며, 또 그를 지금 또다시 재조명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것이 진보적 역사학자라 일컬어지는 이덕일의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라는 책을 읽고 난 후의 솔직한 느낌이다. 나 역시도 역사에 관심이 많기도 했거니와 올해 초에 읽었던 함성호의 '철학으로 읽는 옛집' 탓에 송시열과 그의 정적 윤증의 옛집을 찾아 직접 여행을 다녀오기도 할만큼 송시열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랬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됐고 '노론의 300년'에 .. 2012. 5. 31.
거꾸로 보는 고대사 - 민족과 국가의 경계 너머 한반도 고대사 이야기 지금 살아있는 그 누구도 살아보지 못했고, 사료 조차 남아 있지 않는 고대사는 미스테리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그 미지의 시대에까지 확장해서 펼쳐보곤 한다. 단순히 지적 호기심일 뿐이라면 그 무한한 상상력은 존중받아 마땅하겠지만 불순한 의도가 개입되는 순간, 그 호기심의 순수성은 곧바로 훼손되고 만다. 나 역시도 오래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대학 시절 읽었던 이기백의 한국사신론에 대한 반감이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증산도로 이끌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도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책을 통해서 웅대했던 우리 민족의 기상과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고대사를 만나 보기도 했지만, 그 역시도 알맹이 없는 공허함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일제 식민지 시대 식민사관이라는 이.. 2012. 4. 11.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대학교 다닐 적에 증산도 관련 책을 본 적이 있었다. 정확한 제목과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한(환)단고기나 규원사화를 근거로 단군신화 이전 우리 민족의 위대한 역사를 서술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 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역사 교과서에서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기에는 모자람이 많았었다. 수천년 동안 그 세월만큼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았으면서도 자주성을 잃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한 단일민족국가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 과거 우리 역사에 대한 학계의 자평이었으며 자긍심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어야 했던 이 말이 불행히도 기성세대의 우리 역사 인식의 수준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한편 안타깝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역사.. 2012. 2. 5.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묻다 개인적으로 '최고'였다고 생각하는 두 편의 드라마가 있다. 질곡의 우리나라 현대사를 다뤘던 '모래시계'가 그 중 하나요, 철조망 너머 애처롭기만 하던 대치와 여옥의 키스신을 남겼던 '여명의 눈동자'가 또 하나다. 단순한 드라마 이상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극의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났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많이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당시에 어떻게 그런 진보적(?)이고 파격적인 주제를 다룬 드라마가 방영될 수 있었을까 신기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모래시계야 문민정부 출범 이후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명의 눈동자' 방영 당시만 해도 아직은 군사정권의 잔재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던 시기였으니 말이다.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 정국에 이르는.. 2011. 10. 8.
이덕일의 역사 사랑(舍廊) 역사라고 하면 따분하거나 골치 아픈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간혹 있긴 하다. 아마도 학창시절에 백제의 사비 천도는 몇년, 신라의 삼국통일은 몇년, 갑오경장은 몇년..이렇게 주입식 국사 교육으로 암기만 하다 보니 그런게 아닐까 싶다. 사실 역사라는 건 우리가 이 땅에 오기 이전의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아닌가. 우리가 어릴 적에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들었던 재미난 옛날 이야기들이 모두 역사일 것이다. 물론 힘없는 민초들의 삶의 이야기가 역사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다. 우리가 세계사나 국사라는 과목으로 배워왔던 역사는 힘있는 권력자나 제왕들의 이야기, 그리고 끊임없는 정복과 수탈의 과정이었으니까. 역사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이덕일의 역사 사랑이라는 책은 독특하다. 어떤 특정의 주제에 .. 2011.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