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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라이온즈 KS 26인 엔트리 발표 - 웰컴 오승환, 굿바이 크루세타

by 푸른가람 2010.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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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생명줄을 붙잡고 있던 삼성의 외국인 투수 크루세타가 마침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네요. 크루세타를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올려 놓고도 단 한차례의 등판 기회도 주지 않던 선동열감독이 SK와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그의 이름을 뺐습니다. 그의 퇴출은 당연한 수순입니다만 왜 쓰지도 않을 투수를 올려 아까운 엔트리 하나를 버렸는가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대답이 없네요.

사실 크루세타를 이렇게 오랫동안 끌고 왔다는 자체가 미스테리입니다. 크루세타에게 찾아왔던 첫번째 위기는 예기치 못했던 브랜든 나이트의 부상 덕분에 그 고비를 넘겼고, 모두가 크루세타의 퇴출을 줄기차게 요구할 때도 선감독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그를 포함시키며 변함없는 믿음을 과시했습니다만 마지막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하네요.


여기서 일단 삼성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26명을 살펴 보고 넘어 갑시다.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내야수 8명과 외야수 4명은 플레이오프 멤버 그대로 가게 됐습니다. 하긴 더 뺄 선수도 없고, 더 넣고 싶어도 추가할 선수가 없습니다. 허약한 타선을 봐서는 양준혁의 빈자리가 커 보입니다만 시즌 도중에 옷을 벗긴 양준혁에게 기회를 줄 선동열감독이 아니지요.


삼성 라이온즈

투   수 : 정현욱, 권오준, 이우선, 배영수, 장원삼, 권 혁, 안지만, 차우찬, 정인욱, 구자운, 오승환, 레딩 (12명)

포   수 : 진갑용, 현재윤 (2명)

내야수 : 박진만, 신명철, 강명구, 조영훈, 조동찬, 채태인, 박석민, 김상수 (8명)

외야수 : 강봉규, 박한이, 최형우, 이영욱 (4명)


아쉬운 것은 오정복입니다. 오정복 역시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라 한국시리즈처럼 프레스가 큰 경기에 출전해 제 기량을 펼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20살짜리 겁없는 유격수 김상수가 그렇듯 오정복도 새가슴은 아닐 것 같다는 부질없는 기대가 드는 게 사실입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연습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것이 오정복 개인에게나, 삼성에게나 아쉬운 일입니다.

포수는 당초 3명에서 채상병을 제외한 진갑용과 현재윤 만으로 시리즈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애시당초 타격에서 기대를 했던 채상병이었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정적인 삼진을 당하는 바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데는 실패하네요. 플레이오프보다 경기수가 더 많은 한국시리즈를 치루기엔 주전포수 진갑용의 체력적인 부담이 걱정입니다.


채상병의 빈자리는 전혀 뜻밖의 인물이 채우게 됩니다. 그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구자운입니다. 한때는 두산 마운드의 믿음직한 투수 계보를 이었던 구자운이었지만 지금까지는 1군 무대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는 신비로운 존재입니다. 이런 이유로 팬들 사이에선 구자운의 엔트리 포함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크루세타가 플레이오프 엔트리만 차지하고 있었듯 구자운 역시 그럴 것이라는 걱정이겠지요. 제대로 재활에 성공했다는 판단이 들어서 데리고 가는 것인지 의아스럽습니다. 차라리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권혁의 공백을 메워줄 좌완 셋업맨 백정현이나 롱릴리프 역할을 맡아줄 수 있는 김효남이 오히려 더 적임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크루세타를 대신해서는 부상으로 2010년 시즌도 날려버린 오승환이 복귀합니다. 선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도 오승환을 엔트리에 포함시키고자 했지만 마지막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지는 못했었는데,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는 동안 오승환이 얼마나 전성기의 위력을 회복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두산에 비해 유일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던 불펜진이 동반 부진에 빠지며 힘든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삼성이기에 오승환의 활약 여부는 한국시리즈 패권의 향방을 가늠할 수도 있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SK의 절대적 우세를 점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제대로 맞서 싸워보려면 오승환의 돌직구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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