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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두산 7차전 리뷰 - '싸대기 동맹'은 이젠 옛말

by 푸른가람 2010.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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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승을 내달리던 삼성의 상승세도 천적 두산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네요. 1경기차로 2,3위를 달리고 있던 상황이었던지라 오늘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두산을 잡고 내심 선두 자리도 호시탐탐 노려볼 만 했는데, 두산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며 올시즌 두산전 2승 5패의 절대적인 열세에 놓이게도 됐는데요, 특히나 상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팀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는 점이 염려스럽습니다.

양팀의 선발 대결에서 두선 김선우가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김선우는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은 덕분에 6과 2/3이닝동안 2실점으로 잘 버티며 시즌 5승째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사실 3, 4회 절호의 대량득점 챤스에서 한방만 터져 줬다면 삼성이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도 있는 초반 분위기였는데 후속타자들이 아쉽게 범타로 물러나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게 됐습니다.


불펜에서 선발로 복귀한 윤성환의 초반 페이스는 괜찮았지만 5회 찾아온 위기상황을 끝내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습니다. 4와 2/3이닝동안 7피안타 3실점을 허용하며 시즌 3패째를 기록했습니다. 시즌 초반보단 나아진 듯 보였지만 역시 작년과 같은 에이스의 위용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 지금 상황에선 6이닝 정도만 버텨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팀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김상수의 호수비가 기억에 남습니다. 3회말 1사 2루 위기상황에서 오재원의 좌전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리며 건져낸 후 1루에 송구했지만 결국 내야안타가 되었지요. 바운드 처리도 좋았고, 슬라이딩 타이밍도 훌륭했습니다만, 공을 잡아낸 후의 판단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1루가 아닌 2루에 송구했다면 리드했던 2루주자 이원석을 잡아낼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타석에서는 오정복의 활약에 비해 진갑용, 강봉규의 부진이 눈에 띕니다.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이영욱을 대신해 붙박이 톱타자로 선발출장하고 있는 오정복은 오늘 경기에서도 3회초 벼락같은 3루타를 터뜨리며 팀의 선취득점에 기여했습니다. 여전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단순히 한두경기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도면 상대 배터리에 약점이 충분히 노출될 타이밍이니까요.

수비에서의 공헌도를 고려해 가급적이면 진갑용 선수에 대해선 관대해지고 싶은데, 오늘 타석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3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외야플라이 하나만 쳐줬더라도 오늘 경기 승패는 달라질 수 있었다고 생각되기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7회 무사 1루에서 김선우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다 높은 공에 어이없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양준혁도 2루에서 아웃된 장면에서 사실상 오늘 승부는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참으로 이상스러운 타선운영은 오늘도 여전했습니다. 2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봉규는 클린업 자리에 들어가 있습니다. 강봉규에 대한 선동열감독의 무한신뢰는 도대체 어디서 근거하는 것일까요? 타격1위를 달리던 박한이를 8번자리에 배치했을 때 선동열감독은 "본인이 하위타선을 원해서 그렇게 기용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선수들의 의사를 최대한 배려하는 선동열감독의 성격상 이번에도 3번타자를 원하는 강봉규의 의사를 반영한 것일까요? 참 답답하고, 어이가 없는 선수 기용입니다.

한동안 오승환의 공백을 느낄 수 없게 해줬던 안지만이 오늘 등판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투의 피로 때문이었는지, 일시적인 부진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안지만이 흔들리면 삼성 불펜진이 또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커 집니다. 여전히 불안한 선발진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됩니다. 새로운 판을 짜고 새로운 각오로 다가오는 6월 대반전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삼성은 목표는 '우승'이어야 하지, 겨우 '4강 진출'에 그쳐서는 아니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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