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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8차전 리뷰 - 상위권 도약의 기회, 이번엔 살릴 수 있을까

by 푸른가람 2010.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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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홈구장에서 2게임 연속 선두 SK를 상대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지난 21일 롯데전 승리 이후 3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당초 선두 SK, 2위 두산과의 '마의 6연전'을 앞두고 선동열감독은 '반타작'만 하면 대성공이라고 엄살을 피우기도 했었다. 한경기라도 삐끗하면 2승 4패도 장담하기 힘든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었다.

선발진이 와해된데다 이영욱, 조동찬 등 주축멤버가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암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3연전 첫날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14:1 대승을 거뒀던 삼성은 오늘 경기에서도 팽팽한 투수전 끝에 8회말 최형우의 밀어내기 결승점을 끝까지 잘 지켜내 2:1의 진땀나는 1점차 승리를 일궈냈다.


선동열감독은 크루세타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특유의 제구력 불안은 여전했다. 4회 박경완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한 크루세타는 곧장 5회 권혁으로 교체됐다. 선동열감독으로선 예상외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었다. 권혁, 권오준, 정현욱, 안지만으로 이어진 삼성 불펜진은 SK 타자들을 퍼펙트로 틀어막으며 오승환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수비에선 김상수의 활약이 빛났다.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박진만을 대신해 유격수로 선발출장하고 있는 김상수는 실점 위기 때마다 호수비를 펼치며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이 했다. 특히 8회말 공격때는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해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3루를 훔치며 결승점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사실 오늘 승리는 삼성이 잘했다기 보단 SK가 좀더 못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SK는 2회 1사만루때 박한이의 내야 땅볼을 병살처리 하지 못해 선취점을 헌납한 데 이어 8회에도 마무리 이승호가 최형우와의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해 허무하게 밀어내기로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팀 승리로 허물이 좀 가려지긴 하겠지만 크루세타를 언제까지 안고 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담포수까지 기용해가면서도 5이닝 조차 채우기 힘든 투수라면 활용도 면에서 너무 떨어진다. 외국인 선수라고 오히려 특혜를 받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크루세타의 명줄은 길기만 한 것 같다.

하긴 선동열감독의 특정 선수에 대한 편애 혹은 홀대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잘된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박한이를 대신할 톱타자로 키우기 위해 '올인'했던 2010년의 이영욱은 현재까진 성공적이지만, 지난해 허승민은 오히려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었다. 박한이의 활약이 이영욱에 자극받은 결과라면 박한이는 선동열감독에 고마워 해야 하는 것일까? 강봉규에 대한 무한신뢰와 '찬밥' 신세로 전락한 양준혁의 모습도 대비된다.


다른 구단이었다면 벌써 퇴출당하고도 남았을 크루세타는 여전히 삼성 선발진의 한축을 당당히 꿰차고 있다. 나이트와 윤성환이 부진 탈출의 해법으로 불펜 강등을 당했던 것과 확연히 비교되는 대목이다. 크루세타에 대한 선동열감독의 기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설마 '갈베스'급의 대박을 터뜨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아무리 잘 봐도 '브라운'급, 아니면 '오버뮬러'나 '톰 션' 보다 조금 나은 정도인 것 같은데 말이다.

강팀 SK를 상대로 예상밖의 2연승으로 이미 목표를 달성한 선동열감독의 내일 경기 운영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2승 1패 정도로 만족하고 과거처럼 여유로운 경기를 펼칠 것인지, 아니면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갈 것인지. 승차가 1경기로 줄어든 두산도 하향세가 뚜렷한 상황이라면 충분히 한번 '승부수'를 던져볼 만도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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