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를 좋아하는 이 덕분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이는 최현주라는 사람이다. 작자 소개를 보자면 그녀는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몇 개의 광고회사를 거쳐 지금은 10년째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단다. 2007년 첫 번째 개인전을 연 이후 사진작업도 열심인 모양이다.
'카피라이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채, 나도 대학진학을 앞둔 시절 카피라이터에 관심을 둔 적이 있었다. 문창과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고, 친구 녀석은 실제로 이곳에 진학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카피라이터'의 길을 무난히 걷고 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두 장의 사진'이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두 장의 사진과 그에 관련된 글. 책의 분량은 350페이지에 달하지만 각각의 구성은 앞서 말한 그 틀을 단 한번도 벗어나지 않는다. 어찌보면 참 단순해 보이는 포맷인데, 책을 읽다보면 이 작업이 또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취미로 사진을 찍긴 하지만, 사진 자체의 작품성이나 완성도를 논할 수준은 아니다. 순수 아마츄어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의 사진들은 "작품"은 아니다. 어차피 작가의 의도 자체도 처음부터 그런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혹은 일상의 순간순간에서 포착되는 순간들. 전혀 다른 별개의 시간과 공간에서 마주치는 순간을 간직한 두장의 사진 속에서 하나의 연관성을 발견해 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진대,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성이 이를 가능하게 해준 듯 싶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몇번은 왜 이 두 사진이 이렇게 하나의 틀에 갇혀있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확실한 것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혹은 사진을 찍는 마음가짐.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부럽기도 했다. 일상에서 쉬이 지나쳐 버리는 것들에 대한 관찰력이 부러웠고, 그러한 것들에 각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에 놀랐다.
나 역시도 지금껏 찍어온 사진들, 혹은 앞으로 찍어갈 사진들을 어느 시점에 정리해서 책으로 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그 바람은 이루지 못할 꿈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은 또 이루어야 할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또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이 시간들이 행복한 것이 아닐까. 순간순간에서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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