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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KIA, V10 8부능선 넘었다

by 푸른가람 2009.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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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외국인 투수 로페즈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완봉쇼를 선보이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로페즈는 양팀이 2승 2패로 팽팽히 균형을 맞춘 5차전에 선발 등판해 SK 타선을 상대로 9이닝을 4안타 3볼넷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9회까지 기록한 투구수 106개 중 스트라이크(72개) 비율은 67.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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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너무 잘 먹는다. 로페즈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무려 8이닝을 책임졌었다. 승리를 기록하긴 했지만 완벽한 피칭은 아니었던 탓에 SK 카도쿠라와의 선발 맞대결 결과를 두고도 예측이 엇갈렸다. 기록만 보자면 6안타(1홈런 포함) 2볼넷을 허용해 3점대(3.38)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로페즈 보다는 비록 투구이닝은 모자라도 1안타 2볼넷으로 1점대 평균자책(1.80)을 기록하고 있는 카도쿠라가 더 안정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초반은 지금까지 그랬듯 투수전 양상이었다. 로페즈는 힘있는 속구와 예리한 변화구를 곁들이며 SK 타선을 무력화 시켰다. 전반적인 SK 타자들의 컨디션 난조도 로페즈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정근우, 김재현는 한두경기 부진한 정도를 넘어 슬럼프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크레이지 모드에 돌입했던 박정권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경기 중반 이후 찾아온 절호의 득점기회마저 무위로 돌아간 SK는 결국 또한번 벼랑끝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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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승리로 KIA는 사실상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간판을 바꿔단 이후 포스트시즌에만 나가면 유독 불운이 겹치고,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곤 했던 KIA에게서 예전 해태의 향기가 품어져 나온다. 6차전 선발로 양팀은 윤석민과 송은범을 예고했다. 2차선 선발투수간의 리턴매치가 또한번 잠실벌을 달구게 됐다.

박빙의 승부였지만 경기 내용은 그다지 깔끔하지 못했다. 잠실구장의 딱딱한 내야 그라운드는 기어코 몇번의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켜 내야수들을 당혹케 했고, 김상현의 슬라이딩을 두고 수비방해 논란이 벌어져 한동안 경기가 중단되고, 김성근감독이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퇴장당하는 불미스러운 일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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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영예도 좋지만, 두팀간의 지나친 신경전과 승부욕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다. 프로야구는 올해 관중 600만 시대를 바라보는 또한번의 중흥기를 맞았다. 이때가 기회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프로야구의 묘미를 국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잔치마당이 되어야 한다. 한해 프로야구를 마무리하는 한국시리즈에 어울리는 페어플레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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