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한국시리즈 중간점검 - SK 투수편

by 푸른가람 2009. 10. 22.
728x90
KIA와 SK의 한국시리즈는 양팀이 2승2패로 균형을 맞춘채 운명의 5차전을 앞두고 있다. 초반 2연패의 부진에서 벗어난 SK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다. KIA의 선발진과 SK의 불펜진 싸움이 될 것이라던 당초의 예상과 달리 SK 불펜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아래 표는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의 SK 투수 기록을 정리한 것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1-4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투수들의 성적이다. 기록상으로만 본다면 최강의 선발투수진을 보유한 KIA에 뒤지지 않는다. 물론 1, 2차전의 카도쿠라와 송은범은 비록 팀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비교적 안정된 투구를 보였다. 두 선수 모두 2점대 초반을 넘지 않는 평균자책점과 0점대의 WHIP를 기록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발투수의 첫번째 덕목인 긴 이닝을 책임져 주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지만 송은범은 부상의 여파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가까스로 이름을 올렸었고, 카도쿠라 역시 시즌 내내 불펜과 선발을 병행했다는 점, 또한 한국시리즈와 같이 피로도가 심한 단기전 승부, 김성근감독의 투수운용 방식을 감안한다면 이들은 밥값은 충분히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3, 4차전 선발투수였던 글로버와 채병용의 호투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2연패로 팀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등판했던 글로버는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 탓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기 일보직전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지만 불쾌한 기색조차 없었다. 3회까지는 한명의 주자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은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채병용은 포스트시즌 MVP감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두차례 등판해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던 채병용은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4차전에 선발등판했던 채병용은 KIA 이현곤에게 불의의 홈런포를 허용하긴 했지만 5와 2/3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SK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선발승을 기록중이다.


■ 한국시리즈 SK 투수 기록(4차전 통산)

선수명 출장 선발 이닝 안타 홈런 볼넷 삼진 실점 자책 ERA WHIP
글로버 1 1 4.2 0 0 4 4 0 0 0 0 0 0 0.00 0.86
정우람 2 0 2.2 1 0 0 2 0 0 0 0 1 0 0.00 0.38
채병용 1 1 5.2 5 1 1 5 1 1 1 0 0 0 1.59 1.06
카도쿠라 1 1 5.0 1 0 2 7 1 1 0 0 0 0 1.80 0.60
송은범 1 1 4.1 2 0 1 4 1 1 0 1 0 0 2.08 0.69
이승호 4 0 4.2 5 0 2 4 4 3 1 1 1 0 5.79 1.50
고효준 3 0 4.1 3 1 6 3 4 4 0 0 0 0 8.31 2.08
윤길현 3 0 1.0 3 0 2 0 2 2 0 0 0 1 18.00 5.00
정대현 2 0 0.1 4 0 0 1 1 1 0 0 0 0 27.00 12.00


선발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주고 있다면 SK의 강점이었던 불펜진의 위력은 많이 쇠퇴한 느낌이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던 고효준, 정대현, 윤길현, 이승호 등이 동반부진에 빠졌다. 윤길현(18.00)과 정대현(27.00)의 평균자책점은 10점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정우람(2.2이닝 무실점)만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정대현은 2경기에 등판해 겨우 0.1이닝을 소화했을 뿐이고, 윤길현도 3경기에서 1.0이닝만을 던졌을 뿐이라지만 승부처마다 등판해야 하는 SK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들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SK로선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다. 잦은 등판에 따른 체력적 부담과 이로 인한 구위 저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SK식 벌떼야구를 완성해야 할 정대현의 난조가 길어질 경우 한국시리즈 3연패의 꿈도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고효준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3경기 등판해 4.1이닝을 소화한 고효준은 4실점하며 평균자책점 8.31을 기록중이다. 4경기에서 4.2이닝을 던진 이승호에 이어 불펜진 중에서는 두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연일 피말리는 승부가 계속되면서 불펜진에 부하가 생긴 탓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홈런을 허용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것은 가장 많은 6개의 사사구를 허용한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전천후 등판하며 위력적인 공을 뿌렸던 고효준의 부진은 SK의 한국시리즈 투수운용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4차전까지 모든 경기에 등판해야 했던 마당쇠 이승호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는 고효준의 구위 회복이 절실한 대목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