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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누구를 위해 가을비는 내렸나

by 푸른가람 2009.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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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타격침체에 빠져있던 김현수의 시원스런 홈런이 때아닌 가을비에 묻혀 버렸다. 10월 13일 인천 문학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된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김현수는 2회초 SK 선발 카도쿠라를 상대로 우측펜스를 넘기는 통렬한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다.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선취점을 얻은 팀이 모두 승리했었다는 승리 공식에 따른다면 5차전은 당연히 두산의 것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경기 개시후 시작된 비는 시간이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졌고, 1시간 이상을 기다렸지만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다. 순연된 5차전은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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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모두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양팀 선발 카도쿠라와 금민철은 1회를 모두 깔끔하게 마쳤다. 특히 카도쿠라의 구위는 두산 타자들을 압도하고 남았다. 2회초 김현수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2차전 승리가 그저 운으로 얻은 것이 아님을 위력적인 투구로 증명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아쉬운 이는 김현수일 것이다.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던 그에게 2회 선제홈런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것이었다. 물론 경기가 두산의 승리로 끝났을 것이라고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지만 때아닌 가을비로 인한 경기취소는 김현수에게나, 두산에게나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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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에이스를 투입하고도 헛심만 쓰게 된 양팀은 세데뇨(두산)와 채병용(SK)을 내세워 배수의 진을 치게 됐다. 세데뇨는 2차전 선발로 나와 5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팀에 4:1 승리를 안겼고, 채병용도 팀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3차전 선발로 등판해  5와 1/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문제는 스테미너다. 세데뇨는 5일 휴식 후에 마운드에 오르는 반면, 채병용은 겨우 사흘만 쉬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게다가 채병용은 팔꿈치 부상으로 몸이 온전치 못한 상태다. 4차전 선발로 나섰던 SK 글로버가 그랬듯 충분한 휴식없는 무리한 등판의 결과는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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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경기 도중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된 것은 삼성과 LG가 맞붙었던 1998년 플레이오프 대구 1차전 이후 11년만의 일이다. 그해에는 LG가 삼성에 3승 1패를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었다. 과연 이번 가을비는 두산과 SK, 어느 팀을 향해 미소를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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