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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SBS스포츠채널의 새벽2시 프로야구 중계, 국내야구에 대한 모독

by 푸른가람 2009.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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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혼란스러웠다. SBS스포츠채널의 4월25일 중계편성표를 두고 하는 말이다. 태평양 건너 빅리그 경기중계가 아닌, 분명 한화와 두산의 게임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중계를 새벽 2시(하이라이트는 새벽 2시, 경기 녹화중계는 새벽 7시)에 하겠다 한다. 그것도 재방송이 아닌 본방임을 자랑스럽게 밝히면서 말이다. HD방송까지 해준다니 시청자들은 감사하라는 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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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인 선에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시 편성표를 자세히 살펴보자. 17:50분 하라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아 갇혀 이승엽이 출전할지도 모를 주니치와 요미우리의 일본프로야구를 생중계한다. 그리고는 삼성과 KCC의 2008-200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녹화중계가 잡혀 있다. 뭐 이정도까진 이해가 간다. 한해 프로농구 리그의 챔피언을 가리는(프로야구로 친다면 한국시리즈) 챔피언결정전이 녹화중계로 밀린 판에 감히 한국야구가 한차원 높은 일본프로야구와 같이 놀려고 하면 안되는 일이다.

SBS스포츠채널의 몰상식을 넘어 야구팬들에 대한 도발이 느껴지는 것은 오히려 그 다음이다. 백번 양보한다고 쳐도 그 다음 자리는 한국 프로야구 중계가 들어가는게 맞다. 자정이 가까와오는 23:00에 프로야구 본방 중계를 한다해도 혀를 끌끌 찰 판에 생뚱맞은 불과 다섯시간 전에 열렸던 요미우리와 주니치 경기를 재방송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국내 야구팬들 '엿먹으라'는 얘기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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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송도 아닌 본방이 하루를 넘겨  새벽 2시에 시작되는 경우는 지금껏 듣도보도 못했다. 한편으로는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온갖 미사여구로 국내 야구팬들을 현혹하면서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일본프로야구 독점생중계가 메인에 올라있다. 순위표는 더욱 가관이다. 요미우리가 당당히 센트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순위표를 자랑스럽게 걸어놓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그저 생색내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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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에게는 이미 몇해전부터 SBS가 아닌 JBS로 개명된지 오래인 이 케이블채널이 "케이블 스포츠 4사가 야구팬들에게 전하는 프로야구 중계권 협상 파행에 관한 진실"이라는 장문의 배너까지 띄우며 국내 프로야구 중계에 목메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훨씬 시청률도 높고 방송사의 이익에 부합되는 이승엽의 요미우리 경기중계에 올인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2시 중계까지 불사하겠다는 이유는 정말이지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다.

SBS스포츠채널에 정중히 부탁드린다. 여러분들의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에 대한 까닭모를 집착은 한국야구 발전에 하등의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지금껏 해오던대로 이승엽과 일본프로야구에 사운을 걸고 매진하길 권해 드리는 바이다.

요미우리 경기 재방송에까지 순위가 밀려버린 한국프로야구. 이건 자존심 문제다. 더이상 한국프로야구와 야구팬들을 우롱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SBS스포츠채널에 가졌던 일말의 연민마저 사라져 분노만 남을 지경이다. 애꿏은 이승엽이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어야되겠기에 드리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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