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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주거해부도감 - 집짓기의 철학을 담고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 주는 따뜻한 건축책

by 푸른가람 2013.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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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는 내 평생의 '꿈'이나 마찬가지다. 꿈이란 것이 너무나 아득해서 손에 잡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그 먼 곳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것도 사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지금껏 '집짓기'에 관해 여러 권의 책을 읽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외형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어떤 모양의 집을 지을 것인가 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였다. 물론 실용적인 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주된 포커스는 얼마나 그 형태와 디자인에 쏠렸던 게 사실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처럼 지어진 집들을 보면 누구나 탄성을 내지르게 마련이지만 보기에 좋은 집이 반드시 살기에도 좋으리란 법은 없다.

<주거해부도감>이란 책을 읽으면서 집을 이루게 되는 세부적인 요소들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 이 책은 일본 아마존 건축분야 최장기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책 표지에 씌어있는 '집짓기의 철학을 담고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 주는 따뜻한 건축책' 이라는 표현이 아주 '딱' 맞아 떨어진다. 

이 책에 담겨진 550여점의 일러스트들로 인해 딱딱한 텍스트로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들이 머리 속에 그림으로 그려져 좋았다. 물론 이 책 한 권을 통해 건축에 문외한이었던 사람들이 한 순간에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뭔가 전문적이고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던 건축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은 덜어주었으니 분명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 하겠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 집과 함께 어울어져 하나의 풍경이 될 주변에 대한 배려가 함께 있어야만 완벽한 집이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은이 마스다 스스무는 주택을 설계하는 일을 도시락을 싸는 일과 닮았다고 했다. 각양각색의 모양을 지닌 도시락 속에 담겨질 음식이 내는 '맛'이 각각 다르듯 한정된 공간을 활용해 내 집만의 독특한 '멋'을 부려보는 것, 그것이 바로 집짓기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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