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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만루홈런 두방에 무너진 푸른피의 에이스

by 푸른가람 201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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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렸던 시즌 개막경기 치고는 박진감이 떨어진 한판이었다. 배영수와 니퍼트, 두 에이스 투수를 내세웠지만 약속이나 한 듯 두 투수 모두 초반에 부진했다. 배영수는 1회 1사 만루 위기에서 홍성흔을 삼진을 돌려 세우며 위기를 넘기는 듯 싶었지만 오재원에게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얻어 맞으며 흔들렸다.

삼성 타선이 곧바로 1회말 공격에서 최형우의 적시타와 박석민의 투런 홈런으로 3-4, 한점차까지 추격을 시작하며 배영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지만 두산 타자들의 물오른 타격감을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배영수는 2, 3회를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컨디션을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4회 또다시 찾아온 만루 위기를 버터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번에는 운마저 따라주질 않았다. 2사 1,2루 상황에서 손시헌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듯 싶었지만 진갑용이 공을 뒤로 흘리는 바람에 이닝이 종료될 수 있었던 것이 2사 만루 절체절명의 실점 위기로 뒤바뀐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타석에는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김현수가 등장했다.
 


가운데 높은 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긴 김현수의 타구는 대구구장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겨 관중석에 꽃혔다. 팽팽하던 한점차 승부는 이 만루홈런 한방으로 8-3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가 갈린 결정적 한방이었고 이내 배영수는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5년만의 개막경기 선발로 나섰던 배영수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직구에도 힘이 있었고 변화구 제구력에도 큰 문제점은 노출되지 않았다. 비록 결과론이긴 하지만 1회 첫 타자 이종욱을 가볍게 범타 처리한 이후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친 탓에 다소 성급한 승부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베테랑 진갑용의 볼배합도 아쉬웠고, 많은 투구수 탓에 힘이 떨어져 보였던 4회 만루 위기 상황에서 배영수를 길게 끌고 간 장면도 코칭스태프의 오판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길고 긴 페난트레이스는 이제 겨우 시작되었을 뿐이고, 128경기 중 단 1패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홈 개막경기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준 것은 분명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패배 자체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 시범경기 최하위의 부진을 하루빨리 탈출할 수 있는 전기가 두산과의 2차전에서는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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