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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배수의 진 친 '문학 혈투', 가을비가 변수다! - SK vs 롯데 플레이오프 5차전 프리뷰

by 푸른가람 201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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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승부는 문학에서 가려지게 됐다. 벼랑 끝 위기에 몰렸던 SK 와이번스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렸던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마리오의 호투와 정근우의 맹타를 앞세워 롯데에 승리를 거두며 양팀 간의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게 됐다.

양팀의 운명이 걸린 5차전 선발로 SK는 김광현을, 롯데는 유먼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문학 1차전에서 맞붙었던 선발투수들간의 리턴 매치로 플레이오프의 대미가 가려지게 됐다. 지난 1차전에서는 김광현이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패전의 멍에를 쓴 롯데 선발 유먼 역시 5⅓이닝 2실점 피칭으로 투구 내용 자체는 나쁜 편이 아니었다.

사실 김광현의 1차전 선발 등판은 이만수 감독의 '모험'이었다. 김광현은 올시즌 부상으로 16경기에만 등판해 8승 5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4.30에 머물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남겼지만 롯데를 만나서는 2경기에서 1승 무패, 2.5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었다.


다소 의외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던 이만수 감독의 '김광현 카드'는 멋지게 들어 맞았다. 김광현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실점의 눈부신 피칭으로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150km가 넘는 빠른 강속구와 각도가 예리한 변화구를 앞세워 롯데 타선에 10탈삼진을 뺏어나며 이만수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에 맞서 롯데의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던 유먼은 양승호 감독이 믿고 맡긴 '에이스'였다. 올시즌 13승 7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해 롯데 선발진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SK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5게임에서 2승 1패, 1.27의 평균자책점으로 '비룡 킬러'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켰었다.

유먼 역시 SK와의 1차전에서 김광현에 맞서 호투를 펼쳤다. 5⅓이닝 동안 5피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지만 탈삼진도 7개나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150km가 넘는 강속구가 김광현의 주무기라면 유먼은 변화구의 각과 제구에 있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유먼은 1차전에서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재미를 톡톡히 본 바 있다.


시즌 맞상대 기록과 1차전 투구 내용만으로 누가 낫다고 보기는 어렵다. 팀의 사활이 걸린 최종전인만큼 양팀 감독들은 모든 가용한 전력을 모두 쏟아부을 것이 분명하다. 선발투수가 초반이라도 흔들리는 기미를 보일 경우 가차없이 불펜진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승리투수가 되느냐보다 얼마나 더 오래 마운드에서 버텨주느냐 하는 것이 5차전을 지켜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양팀 모두 불펜진의 소모가 심한 상황이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피로와 부진이 겹치고 있어 양팀 사령탑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우세가 예상됐던 SK 불펜은 박희수, 정우람이 기대만큼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엄정욱마저 컨디션이 좋지 못해 빨간 불이 켜졌다. 이만수 감독은 최종전에 윤희상은 물론 채병용마저 불펜대기 시키며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롯데 역시 '양떼 불펜'의 핵 정대현이 흔들리며 불안한 모습이다. 시즌 34세이브를 올리며 구원부문 3위에 올랐던 김사율마저 마무리 역할을 믿고 맡기기에는 부족하고 최대성은 이미 여러차례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비록 4차전을 내주긴 했지만 연투로 인해 지쳐가던 김성배에게 달콤한 휴식을 주었다는 점이 롯데로선 그나마 위안거리다.

또하나의 변수는 날씨다. 5차전이 예정되어 있는 22일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웬만해서는 경기가 강행되겠지만 분명 비는 양팀의 경기력 외 승부를 가늠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양팀 선수들은 상대팀 뿐만 아니라 또하나의 적인 비와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만약 비로 인해 5차전이 하루 연기될 경우 곧이을 한국시리즈 승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때맞춰 내리는 비가 SK와 롯데, 혹은 삼성 중 어느 팀을 향해 미소를 지을 지 흥미로운 대목이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3145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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