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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프로야구 전반기 마운드는 '외인천하(外人天下)'!

by 푸른가람 201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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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투수 부문에서 눈에 띄는 특징을 얘기하자면 역시 외국인 투수들의 약진을 빼놓을 수 없겠다.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등 리그를 지배하던 토종 에이스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한 틈을 타 주키치, 니퍼트, 나이트, 유먼, 탈보트 등 각 팀의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투수부문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치열한 팀 순위 싸움과 맞물려 투수들의 개인 기록 경쟁도 팍팍하다. 지난해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등 투수부문 3관왕을 차지하며 MVP에 올랐던 KIA 윤석민과 같이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투수가 올 시즌 전반기에는 없었다. 그나마 장원삼, 류현진, 이용찬 등이 거센 외국인 투수들의 공세에 맞서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 다승 부문 - 외국인 투수들의 거센 추격 속 토종의 자존심 지켜낸 장원삼

다승 부문에선 장원삼(삼성)이 시즌 11승(3패)를 거두며 유일하게 전반기를 두자릿수 승수로 마무리했다.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며 개인 최다승과 팀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두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근의 등판에서 투구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 본격적인 무더위로 불펜 투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후반기 레이스에서는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장원삼의 뒤를 이어 니퍼트, 주치치, 나이트, 탈보트 등 외국인 투수 네명이 사이좋게 9승을 올리며 2위권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다. 명불허전 니퍼트(두산, 9승 6패 평균자책점 3.31)와 주키치(LG, 9승 4패 평균자책점 2.75)의 활약은 그리 놀라울 것도 없다. 최근 등판에서 아홉수에 걸리며 선두와의 격차가 벌어지긴 했지만 투구 내용에 있어서는 오히려 장원삼을 능가할 정도다.

반면, 나이트(넥센)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전반기를 3위로 마친 넥센의 상승세에는 분명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해준 나이트의 공이 컸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2009년 삼성 입단 이후 단 한차례도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경험이 없던 나이트는 전반기에만 9승(2패)을 올리며 지난해 7승 15패의 극심한 부진에서 회복한 모습이다. 특히 18번의 선발 등판에서 16차례나 퀄리티 피칭을 기록한 대목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 평균자책점 부문 - 백기사 나이트의 재발견, 넥센 상승세의 원동력!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도 역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환골탈태한 나이트가 2.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선두에 올라 있다. '굴러온 복덩이' 유먼(롯데)는 시즌 8승 3패 평균자책점 2.34으로 허약해진 롯데 선발진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유먼의 투구가 안정세를 더하고 있어 나이트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2.75의 평균자책점으로 3위에 올라 있는 주키치(LG)는 시즌 초반에 비해 힘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7위까지 떨어진 팀 사정상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봉중근의 가세로 뒷문 걱정은 덜었지만 주키치를 받쳐 줄 믿을만한 선발진이 부족한 것이 LG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주키치의 뒤를 두산 이용찬(2.87)와 삼성 장원삼(3.13)이 추격하고 있지만 선두를 따라잡기에는 벅차 보인다.

 


▼ 탈삼진 부문 - 여전히 견고한 '닥터K' 류현진의 아성

탈삼진 부문은 리그를 대표하는 파워 피쳐들의 각축장이다. 2006년 이후 '괴물' 류현진이 2006~2007년, 2009~2010년 등 네차례 탈삼진왕에 올라 닥터K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2008년에는 SK 김광현이, 2011년에는 KIA 윤석민이 그 명맥을 이었다. 올 시즌 15번의 등판에서 3승 5패를 기록하며 유난히 승운이 없는 류현진이지만 탈삼진 능력만큼은 변함이 없다.

류현진은 전반기 95이닝에서 무려 119개의 탈삼진을 기록, 2위 벤헤켄(넥센)의 88개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어 후반기 부상 등의 변수만 없다면 다섯번째로 탈삼진 부문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 뒤를 유먼(롯데, 87개), 니퍼트(두산, 78개)이 잇고 있다. 이채로운 것은 두산 노경은이 72개의 탈삼진을 빼앗아내며 주키치(71개)를 제치고 5위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다.


▼ 프록터의 부진 속에 오승환의 2년 연속 구원왕 가능성 높아져..

시즌 초반 무결점 세이브 행진을 벌이던 프록터(두산)의 힘이 떨어지면서 전반기를 22세이브로 마쳤다. 세이브 부문 선두에 올라 있긴 하지만 김사율(롯데, 21세이브), 오승환(삼성, 20세이브), 손승락(넥센, 19세이브)의 추격이 워낙 거세 선두 수성을 낙관하기 어렵다. 팀 성적이 상승세와 맞물려 세이브 기회가 많아지고 있는 삼성 오승환의 2년 연속 구원왕 등극이 유리해 보인다.

올시즌 각 팀 클로저들은 예년에 비해 압도적인 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손승락이 5번의 블론 세이브로 최다를 기록하고 있고 프록터는 4번, 김사율 역시 3번의 블론 세이브와 3점대 평균자책점(3.14)를 기록하고 있다. '끝판대장' 오승환 마저 4월24일 롯데전 ⅔이닝 6실점의 악몽 속에 2점차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 자타공인 최고 셋업맨 박희수, 벤치의 보호 절실..

홀드 부문에서는 불펜의 새로운 믿을맨으로 성장한 박희수(SK), 유원상(LG), 홍상삼(두산)의 활약이 돋보인다. 박희수는 선발진이 붕괴된 팀 사정상 자주 마운드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34경기에 등판 43⅓이닝을 투구해 19홀드(3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0.62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홀드 부문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잦은 등판에 따른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원상은 불펜으로 돌아선 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42경기에서 55⅔이닝을 던져 16홀드(2승 2패 3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2.10에 불과하다. 프록터와 함께 최강의 '홍-프 듀오'를 구성하며 두산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홍상삼이 12홀드(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03으로 뒤를 잇고 있다. 삼성 안지만은 11홀드로 홀드 부문 4위에 올라 있고 평균자책점은 1.83에 불과하지만 구위가 예년같지 못해 벤치의 믿음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안지만의 뒤를 이어 엄정욱(SK)과 롯데의 최대성, 김성배가 10홀드가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새롭게 떠오른 '불펜팀'답게 롯데는 강영식이 8홀드를 올리며 10위권 안에 3명의 투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강력한 홀드왕 후보는 역시 박희수겠지만 잦은 등판에 따른 체력 부담과 부상에 대한 우려를 벤치에서 얼마나 덜어주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273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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