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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선두권 빅뱅, 삼성과 SK의 주중 3연전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by 푸른가람 2012.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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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선두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신흥 라이벌' SK와 삼성이  6.26~28일 대구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갖는다. 지금까지의 상대 전적은 6승 3패로 SK가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삼성의 상승세를 생각하면 섣불리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25일 현재 SK는 2위 롯데에 0.5경기차 앞서며 불안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1.5경기 차로 삼성이 뒤쫒고 있다. SK는 한때 2위권 팀들과 3경기 이상 격차를 벌이기도 헀지만 팀 타선이 침체된데다 최근 정우람, 박희수 등 좌완 불펜마저 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전력에서 이탈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삼성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5할 승률 언저리에 머물며 중워권에 처져 있던 팀 순위도 어느새 선두를 위협할 정도로 치고 올라갔다. 24일 넥센전 연장 승부에서 당한 믿기 힘든 5-6 끝내기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6승 1무 3패를 기록중인 삼성이 5승 5패를 기록중인 SK에 비해 분위기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상대 전적에서는 SK가 앞서고 있지만 팀 타율과 평균자책점 등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삼성은 팀 타율에서 2할6푼9리로 SK의 2할5푼5리에 앞서고 있다. 장타력에선 SK가 57개의 홈런으로 44개의 삼성보다 앞서지만, 기동력 면에서는 71개의 도루를 기록한 삼성이 33개의 SK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투수력에서는 삼성이 평균자책점 3.64로 SK의 3.76보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불펜의 힘에서만큼은 SK가 한발 앞선다. SK 불펜의 탄탄함은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SK가 20세이브 37홀드를 기록, 삼성의 14세이브 18홀드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선발진의 무게에서 삼성이 앞선다면 불펜은 역시 SK 쪽으로 기운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가세했지만 불펜의 핵인 정우람과 박희수가 빠진 것이 치명적이다. 특히 시즌 3승 5세이브 18홀드에 평균자책점 0.67을 기록하고 있는 박희수는 삼성전에도 특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삼성전에 등판헀던 5경기에서 모두  홀드를 기록했으며 평균자책점은 당연히 0.0이다. 박희수의 공백으로 뒷문이  불안해 질 수 밖에 없어 이만수 감독의 고민거리가 늘어나게  됐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탄탄한 선발 마운드와 '6월의 사나이' 박석민이 거티고 있는 중심타선이 자랑거리지만, 시즌 중반을 향해가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불안한 불펜진과 배영섭의 부진에 따른 1번타자의 공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사실상 리그를 지배했던 최강팀 SK와 전통의 명문 구단 삼성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2010년에는 SK가 4승 무패로 우승했고, 2011년에는 삼성이 4승 1패의 리벤지 매치를 벌이며 사이좋게 우승컵을 나눠가졌던 두 팀간의 대결에는 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대구출신 프렌차이스 스타인 이만수, 류중일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심을 끈다. 김성근과 선동열, 두 전임 감독의 색깔을 지우고 자신의 야구를 꽃피워야 하는 두 사령탑의 처지도 엇비슷하다

위닝 시리즈로 가기 위해서는 1차전 승부가 중요하다. 양팀은 26일 주중 3연전의 1차전 선발로 김광현(SK)과 고든(삼성)을 예고헀다. 선발 매치업으로 보자면 김광현의 우세가 점쳐진다. 김광현은 부상으로 느즈막히 팀에 합류했지만 시즌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3을 기록중이며 삼성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1승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고 있어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최근 페이스도 더할나위 없이 좋다. 2일 KIA전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낸 데 이어 8일 삼성전 5이닝 1실점 승리, 14일 LG전 6이닝 무실점 승리, 20일 롯데전에서도 5.2이닝 1실점 승리로 4연승 행진 중이다. 아쉬움이라면 아직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되지 않아 많은 투구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필승 불펜이 무너진 상태의 SK로서는 김광현 이후 계투진 운용에 승부가 걸렸다고 보여진다.


시즌 4승 3패에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 선발 고든은 SK전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SK전 2번의 선발 등판에서 1패만을 떠안고 있고 평균자책점도 8.00으로 부진하다. SK 주축 타자들인 정근우와 김강민은 고든을 상대로 3할3푼3리, 최정, 박정권, 이호준, 박재상은은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 고든으로선 부담스러운 SK전, 그것도 에이스 김광현과의 맞대결이지만 최근 등판한 20일 KIA 전에서 5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투구 감각을 잘 이어 나간다면 의외로 좋은 승부를 펼칠 수도 있을 것이다 .  

갈 길 바쁜 두 팀이 만났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혹은 다시 보는 한국시리즈로 부를만큼 두 팀의 이번 주중 3연전은 혈전이 예상된다. 어느 팀이든 일방적으로 밀리게 되면 시즌 중반 선두권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강한 두 팀이 만났으니 볼거리도 풍성하다. 뜨거운 야구 열기로 대구구장의 한여름밤이 더 후끈해질 것 같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071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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