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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차우찬 킬러' 김성현, 위기의 SK를 구했다 - 삼성 vs SK 11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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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3연패의 부진에서 탈출하며 선두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SK 와이번스는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1차전에서 선발 윤희상의 호투와 김성현의 2안타 3타점 깜짝 활약에 힘입어 삼성에 6-1 완승을 거두며 전날 당했던 패배를 되갚았다.

이날 승리로 시즌 35승 1무 28패를 기록하게 된 SK는 선두 롯데가 이틀 연속 한화에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선두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3위 삼성과의 승차를 1.5경기차로 벌였다.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삼성에 7승 4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삼성으로선 김광현을 무너뜨린 상승세를 앞세워 SK전 연승을 노렸지만 투타 모두에서 SK에 뒤지며 무릎을 꿇었다. SK를 제치고 내심 선두까지 욕심냈던 삼성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26일 경기에서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우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SK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게임이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SK 이만수 감독은 시즌 3승 5패를 기록하고 있던 윤희상을 선발로 내세웠다. 윤희상은 지난 9일 삼성전에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6⅓ 이닝 2실점(비자책)의 퀄리티 피칭으로 호투 했었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차우찬을 선발등판 시켰다. 시즌 초반 극심한 난조에 빠졌던 차우찬은 지난 15일 두산전 5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 탈출을 예고하더니 다음 선발 등판인 21일 KIA전에서는 7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2승이자 자신의 첫 시즌 선발승을 기록했었다.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던 차우찬으로선 유독 약한 면모를 보였던 SK과의 네번째 등판이 일종의 시험 무대였던 셈. 

 


출발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차우찬은 1, 2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하며 삼성 벤치의 기대를 부풀게 했다. 그러나 운명의 3회에 차우찬에게 첫 고비가 찾아왔다. 김강민의 안타와 보내기 번트로 첫 실점 위기를 맞은 차우찬은 김성현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얻어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다소 만만하게 봤던 하위 타선과의 승부에서 밀리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곧이어 정근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준 차우찬은 2회에만 안타 4개와 볼넷 하나로 대량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1사 만루 위기에서 SK 중심타자 이호준과 박정권을 범타로 잡아내며 겨우 한숨 돌린 차우찬의 시련은 불행히도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상승세를 탄 SK 타선은 5, 6회에도 차우찬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6년 SK에 입단한 프로 데뷔 7년차 김성현의 활약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김성현은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차우찬을 괴롭히며 볼넷으로 출루, 공격의 물꼬를 텄다. 임훈의 볼넷으로 만든 1사 주자 1,2루 챤스에서 3번타자 최정의 큼지막한 싹쓸이 3루타가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4-0으로 벌어졌다. 

 삼성이 5회말 1점을 만회하며 추격에 나서자 6회초 세번째 타석에서는 2사 1루 상황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자신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자, 프로 데뷔 1호 홈런으로 차우찬을 침몰 시켰다. 172cm, 68Kg으로 프로야구 선수치고는 다소 왜소한 체격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만은 말 그대로 '작은 거인'으로 부를 만 했다. 김성현의 활약에 빛이 가리긴 했지만 최정과 김강민도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타선에 힘을 보탰다.

반면, 이승엽이 빠진 삼성 타선은 허약했다. 선발 출장한 타자 가운데 배영섭과 이지영, 김상수가 각각 2안타를 치며 분전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이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며 방망이 대결에서 완패했다. 삼성으로선 5회 2사 후 김상수와 배영섭이 연속 2루타로 영봉패를 면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삼성은 마운드 싸움과 공격력에서도 SK에 열세를 보였지만 진갑용이 빠진 안방의 공백도 크게 느껴졌다. 1군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이지영으로선 산전수전 다 겪은 SK의 백전노장 박경완을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탈보트와 배터리를 이뤘던 24일 경기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차우찬과의 호흡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공격력을 갖춘 이지영이 치열한 '포스트 진갑용' 경쟁에서 살아남아 포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 등 포수로서의 기본기를 갖추는 데 전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한 차우찬은 6이닝 7안타 3사사구로 6실점하며 시즌 5패(2승)째를 기록했다. SK를 만나서는 시즌 4경기에서 3패만을 떠안았고 평균자책점도 10.90에 달할 정도로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차우찬의 컨디션 회복을 통해 가장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고자 했던 류중일 감독의 기대와 달리 차우찬은 또한번 SK의 벽에 가로막히며 시즌 초반의 부진한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차우찬으로선 SK 김성현에게 철저하게 공략 당한 것이 뼈아팠다. 차우찬이 허용한 실점은 공교롭게도 세차례 모두 김성현 타석에서 이루어졌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차우찬에게 4타수 3안타를 기록중이던 김성현은 이날 차우찬과의 대결에서도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차우찬 킬러'로 확실한 인상을 심었다. 김성현의 차우찬 상대 시즌 타율은 무려 8할3푼3리에 달한다. 

SK 선발 윤희상은 상승세를 타고 있던 삼성 타선을 상대로 8이닝을 6안타 2볼넷으로 막아내며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승리로 시즌 4승(5패)를 기록하게 된 윤희상은 삼성전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가뜩이나 SK만 만나면 작아지는 삼성으로선 반갑지 않은 천적 투수의 등장으로 인해 앞으로 남은 경기도 부담스럽게 됐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088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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