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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4연승 신바람 삼성, "1.5게임차 선두자리 욕심나네" - 삼성 vs 넥센 8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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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이 폭발한 삼성이 넥센을 4연승의 제물로 삼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은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즌 8차전에서 선발 배영수의 초반 역투와 장단 12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8-5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33승 2무 28패를 기록하게 됐고 선두 SK와의 승차는 어느새 1.5경기 차로 줄어 들었다.

넥센은 패색이 짙었던 초반 경기 흐름에도 불구하고 막판까지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20일 두산전 6회 이후부터 시작되었던 기나긴 무득점 행진을 24이닝만에 끝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됐다. 3연패에 빠진 넥센은 30승 2무 30패로 승률도 어느새 5할까지 내려 앉았다.

배영수(삼성)와 벤헤켄(넥센)의 선발 맞대결 속에 넥센이 초반 흐름을 주도했다. 넥센은 1회 공격에서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린 배영수를 끈질기게 공략했다. 배영수는 직구 스피드가 140km 초반에 머문데다 변화구 제구에도 애를 먹으며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1회에만 볼넷 2개를 내주는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특유의 관록을 앞세워 실점 위기를 넘겼다.

반면 넥센 선발 벤헤켄의 출발은 산뜻했다. 1회 박한이에게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경기 초반 1~3회까지는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마운드의 안정 속에 넥센 타선도 힘을 냈다. 목 통증으로 결장한 이택근에 이어 강정호마저 봉와직염이 악화되며 전력에서 이탈한 탓에 중심 타선의 힘은 떨어졌지만 연패 탈출을 위한 선수들의 집중력은 더욱 빛났다.

 


1회 2사 1, 2루 선취득점 챤스를 놓친 넥센은 3회말 공격에서 길었던 연속이닝 무득점 행진을 24이닝만에 끝냈다. 넥센은 서건창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1사 3루에서 4번타자 박병호의 희생 플라이로 귀중한 선취점을 뽑았다. 이 점수는 3루 주자 서건창의 빠른 발과 삼성 중견수 배영섭의 약한 어깨가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삼성 포수 진갑용의 블로킹을 피해 홈플레이트를 손으로 터치한 서건창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는 압권이었다.

그러나 넥센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곧이은 4회초 삼성의 반격이 시작됐다. 박한이가 안타를 치고 나가며 공격의 물꼬를 트자 박석민이 벤헤켄의 제2구를 공략해 목동구장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짜리 역전 홈런포로 화답했다. 22일 넥센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터진 박석민의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 됐다.이날 경기에서 홈런 포함 2안타 4타점을 올린 박석민은 6월 한달에만 타율 4할4푼6리 8홈런 22타점의 신들린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김상수의 안타로 공격의 포문을 연 5회에는 삼성 타선의 장타력이 벤헤켄을 무너뜨렸다. 배영섭의 보내기 번트 때 김상수가 느슨한 주루 플레이로 아웃되며 자칫 팀 분위기가 가라 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박한이의 적시타는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 박한이의 우중간 2루타에 이어 이승엽의 우익선성 2루타, 강봉규의 좌측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기는 인정 2루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3점을 쓸어 담았다.

벤헤켄에 이어 넥센의 두번째 투수 김상수가 마운드를 이어 받은 6회에도 삼성의 타격 상승세는 계속 됐다. 진갑용의 볼넷과 조동찬의 안타로 맞은 무사 1, 2루 챤스에서 김상수가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다. 배영섭이 풀 카운트 접전 끝에 다시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모든 루가 꽉 찬 상황.

다음 타자 박한이가 외야 플라이로 물러나며 투아웃이 됐지만 '6월의 사나이' 박석민이 남아 있었다. 박석민이 친 타구는 3루 베이스 옆을 꿰둟고 외야로 굴러갔고, 그 사이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스코어는 7-1로 더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날 경기의 승부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초반 실점 위기를 잘 넘긴 배영수는 타자들의 넉넉한 득점 지원을 등에 업고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다. 배영수는 6회 수비를 마칠 때까지 4안타 3사사구로 1점만을 허용하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문제는 배영수의 한계 투구수가 가까워지고 있었던 7회였다. 큰 점수차에 지나치게 여유를 부린 삼성 벤치의 방심이 곧 화를 불렀다. 

 


김상수가 오윤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흘려 보내며 실책을 범한 것이 넥센의 추격 의지에 불을 지폈다. 배영수의 투구수가 100개를 넘긴 시점이었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배영수의 최다 투구수는 지난 6월 6일 KIA전의 106개였다. 21일 KIA전 차우찬이 126개, 22일 넥센전 장원삼이 122개를 던졌다고는 해도 배영수에겐 무리였다. 다음 타자 김민성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한숨 돌리는가 싶었지만 7회 들어 확연히 힘이 떨어진 배영수는 장기영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흘러갔지만 이때까지도 불펜의 움직임은 없었다. 곧이어 서건창이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3루타를 치고, 박병호가 시즌 16호 좌월 홈런을 터뜨려 7-5, 2점차로 턱밑까지 따라붙자 그제서야 류중일 감독은 119개의 공을 던진 배영수를 내리고 권혁을 구원 등판시켰다. 

넥센의 공세에 화들짝 놀란 삼성은 8회초 공격에서 배영섭의 내야땅볼로 1점을 뽑아내며 추격을 뿌리쳤다. 권혁에 이어 8회 안지만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고 끝판대장 오승환이 9회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오승환은 시즌 14세이브를 기록했고, 배영수는 6⅔이닝 7안타 3사사구 5실점(2자책)으로 시즌 6승(3패)째를 올렸지만 7회의 부진한 투구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넥센은 서건창이 3루타 포함 2안타 2타점, 박병호가 홈런과 희생타로 2타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이택근과 강정호가 빠진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선발 벤헤켄은 초반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5이닝 9피안타 1볼넷을 내주며 5실점, 시즌 2패(5승)째를 기록했다. 3연패에 빠진 넥센으로선 연패 탈출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7승 1패를 기록중인 탈보트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넥센 선발 김영민(3승 2패)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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