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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차우찬과 김진우의 126구 역투는 아름다웠다 - 삼성 vs KIA 11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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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이 올시즌 최고 피칭을 선보이며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삼성 차우찬은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시즌 첫 선발승을 신고했다. 2회 갑작스런 제구 난조에 빠지며 2실점 한 것을 제외하면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투구였다.

마운드의 안정 속에 삼성 타자들도 차우찬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집중력을 발휘했다. 삼성 타선은 KIA 투수들을 상대로 13개의 안타와 5개의 사사구를 묶어 7득점하며 7:2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2승 1무를 거둔 삼성은 시즌 31승 2무 28패를 기록하며 팀 순위에서도 4위에서 3위로 한계단 뛰어 올랐다. 2위 롯데와도 승차 없이 승률에서 단 1리가 뒤졌다.

20일 경기에서 12회 연장전을 펼치고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던 양팀 타선은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을 보였다. 삼성이 먼저 선취점을 뽑았다. 1회말 공격에서 삼성은 1사 후 박한이의 안타와 최형우의 우익선상 2루타로 손쉽게 1득점하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이승엽 - 박석민이 김진우의 각도 큰 변화구에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KIA도 호락호락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KIA는 2회초 삼성 선발 차우찬이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나지완과 최희섭에 이어 김상훈까지 한 이닝에만 3개의 볼넷을 얻어낸 KIA는 1사 만루 챤스에서 신예 이준호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KIA 역시 1사 1, 2루 추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때맞춰 터져 나온 이용규의 병살타가 뼈아팠다. 안타 한방만 더 터져 줬더라면 차우찬을 강판 시키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지만 KIA 타선의 힘이 조금 모자랐다. 공격 첨병 역할을 해줘야 할 이용규는 이날 경기에서 2개의 병살타를 포함,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병살타로 모면한 차우찬은 3회부터 완벽하게 부활했다.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10승 투수의 반열에 올랐던  그 때 그 모습이었다. 이후 차우찬은 7회까지 KIA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볼넷 2개와 5회 이범호에게 내준 2루타가 5이닝 동안 허용한 출루의 전부였다. 차우찬은 다소 많은 126개의 공을 던지긴 했지만 긴 슬럼프를 떨쳐내는 부활투였고,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는 속죄투이기도 헀다. 

3회 2사 1, 2루 챤스에서 박석민의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한 삼성은 이내 기세를 몰아 5회에는 이승엽의 천금같은 우전안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김진우의 낙차 큰 변화구에 고전하던 이승엽의 집중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3:2 한점차 불안한 리드를 지켜가던 삼성에는 추가점이 절실히 필요했다. 20일 경기에서 2이닝동안 무려 40개의 공을 던진 마무리 오승환이 등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기다렸다는 듯 때맞춰 7회말에 기회가 찾아왔다. 박한이의 2루타로 한계 투구수에 다다른 KIA 선발 김진우를 두들긴 삼성은 7회에만 안타 5개, 볼넷 하나를 얻어내며 4득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IA 선발 김진우는 비록 7회말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지만 삼성 타선을 상대로 9개의 삼진을 뺏어내며 역투했다. 특히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슬라이더와 종으로 떨어지는 각도 큰 커브와 포크볼의 위력은 대단했다. 김진우는 6⅓이닝 11안타와 3사사구로 6실점하며 시즌 4패째를 기록했다. 차우찬과 똑같이 126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홍성민에게 넘겼다.

때맞춰 터진 타선의 득점 지원 덕분에 류중일 감독은 권오준 - 정현욱에게 1이닝씩을 맡기며 여유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류 감독으로선 팀의 연승도 기분 좋지만 차우찬의 호투가 더욱 반갑다. 시즌 초반 부진하던 장원삼이 제 자리를 찾은데다 차우찬까지 투구 감각을 회복하게 된다면 8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차우찬의 다음 등판이 기다려지는 이유기도 하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038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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