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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대구의 야구팬 여러분, 다들 어디 가셨습니까?

by 푸른가람 2008.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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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을 가둔 메운 부산야구팬들. 정말 대단합니다. 부산이 제아무리 전통의 野都라고는 하지만 홈팀 롯데가 2000년 이후 단 한번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약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산갈매기들의 의리 하나는 정말 알아줘야 할 거 같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 부산팬들은 "롯데팬"인 것인지, 아니면 "야구팬"인 것인 것일까요?  경기를 마칠때까지 장장 세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롯데"를 연호하는 그들에게, 롯데는 어떤 의미일까요? 삼성이나 기아, LG 같은 구단들이 만약에 부산으로 연고이전을 한다고 해도 이처럼 뜨거운 응원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샘솟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원년부터 골수 삼성팬이었던 제게 부산의 야구열기는 부러움과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대구도 한때는 야구열기로 뜨거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평일 경기에도 매진사례가 이어지고 표를 못구해 야구장 밖에서 대형멀티비젼으로 응원을 대신하기도 했었지요.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말라 있었던 그때. 경기에 지기라도 하는 날엔 버스에 불을 지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하고, 쓰레기통을 집어던지고, 라면국물이 날아다니던 그 시절의 투박하고 촌스럽긴 했지만, 순수했던 열정이 가끔은 그리워기도 합니다. 2002년 드라마틱한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005,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 등 그야말로 우승을 밥먹듯이 하고 있는 삼성이지만 대구구장은 늘 허전합니다. 구장은 텅 비어있고, 응원단의 앰프소리만이 공허하게 구장을 메아리칩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10년연속 한다고 해도 대구구장은 가득 채워지지 않을 겁니다. 삼성의 16연승기록을 100연승으로 갱신한다고 한들..식어버린 대구의 야구열기를 다시 지필 수 있을까요?

  그많던 야구팬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요? 대구구장 외야에서 쿵후박수로 응원하던 쿵후아저씨도 다시 야구장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985년 통합우승, 2002, 2005,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9차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야구우등생을 홈팀으로 가진 대구의 야구팬들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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