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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현대 징크스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끝도 있겠지?

by 푸른가람 2008.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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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연승중인 삼성과 3연승중인 우리 히어로즈가 달구벌에서 맞대결을 벌였습니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팀간의 대결은 필연적으로 어느 한팀의 연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물론 그 비운의 주인공은 삼성이 되어야 했습니다.

우리 히어로즈.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겨울이었지요. 비록 인기는 없었지만, 야구실력에서는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명문구단 현대는 드디어 11년만에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습니다. 일각에선 프로야구의 위기를 얘기했지만, 그래도 한국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프로야구가 이처럼 평가절하될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STX, 농협에 이어 생각조차 하기싫은 KT까지. 모두 상처만을 남긴채 프로야구를 등졌습니다. 이러다 정말 7개구단 시대로 되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팽배할 즈음에 프로야구의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센테니얼이었습니다. 정말 듣고보도 못했던 회사였습니다. 물론 저 자신은 아직도 저 회사의 실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또한 생소하기만 한 우리담배를 메인 스폰서로 '우리 히어로즈'는 드디어 출범했습니다.

그 허접한(?) 팀 우리 히어로즈는..그러나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야구 좀 봤다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전력이 그리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겠지요. 그런데 비록 초반이라고는 해도 이 정도까지 잘 할 줄은...

팀명은 바뀌었지만 그들은 현대 그 자체였습니다. 적어도 삼성에게는 말입니다. 늘 만나면 뭔가 찜찜하고, 맞붙으면 꼬이게 하는 뭔가가 있는 지긋지긋한 팀 현대는 아직도 삼성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백전노장 전병호와 프로 첫 선발등판의 기회를 잡은 이현승. 무게추가 전병호에게 기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전병호의 초반 컨디션은 꽤나 좋아보였습니다만 2사후 맞이한 우리 3번타자 정성훈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후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반면 이현승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TV중계 화면에서도 느껴질 듯 하더군요. 하지만, 잠깐의 긴장은 선두타자 신명철을 힘겹게 요리하고 나서부터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140km 중, 후반대의 빠른 공은 위력적이었고 변화구의 각도 예리하더군요. 앞으로 선발수업을 착실히 받는다면 또한명의 무시무시한 좌완 삼성 킬러가 탄생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투수왕국 현대의 명성은 우리로 이어지는 것인가 봅니다.

최종 스코어는 3:1 우리의 승리였습니다. 삼성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고, 우리는 1패후 4연승의 신바람을 이어나가게 됐습니다. 오르막이 있다면 내리막도 있는 법이지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하던가요. 삼성으로선 오늘 패배가 자칫 연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열을 재정비해서 내일 경기에 나설 겁니다. 일요일 비예보가 있으니 어쩌면 내일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지요.

양팀은 내일 선발투수로 정현욱과 장원삼을 예고 했습니다. 네임 벨류로 본다면, 그리고 상대전적을 본다면 장원삼의 우세가 예상됩니다. 그러나 야구공은 둥글고 야구는 끝날 때까진 끝난게 아닌 법. 내일은 화끈한 타격전을 기대해 봅니다.

아울러, 삼성의 지긋지긋한 '현대 징크스'는 이제 그만 끝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일방적인 천적관계는 야구보는 재미를 반감시키더라구요. 어차피 결과가 뻔한 진부한 연속극을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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