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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KT의 서울입성을 둘러싼 갈등, 産苦 혹은 몽니?

by 푸른가람 2007.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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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라이벌 LG와 두산이 KT의 서울 무혈입성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전날 KBO 신상우총재의 특별기자회견으로 일단락되는 듯 보였던 현대사태는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심의와 구단주 총회 승인 절차없이 발표된 KBO의 독단적인 결정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

KT의 프로야구 참여에 직접적인 반대의사를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60억이라는 헐값에 서울이라는 노른자위를 차지한 KT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프로야구 최대의 위기국면를 모면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지만, 1996년 태평양을 인수하며 430억을 지불했던 현대나, 2000년 팀을 창단하며 250억의 댓가를 지불했던 SK 등 기존 구단들의 입장에서는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농협, STX와의 매각협상에 연달아 실패하고 다른 대기업과의 접촉에서도 뾰족한 오퍼를 받지 못한 KBO로서는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더이상 프로야구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KT로서는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테이블에 나섰고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들만을 얻어냈다. 서울입성을 위한 54억, KBO가 현대운영자금으로 대출받은 130억원의 빚, 그 어느 것도 KT는 떠안고 싶을 생각이 없을 것이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겠지만 기존의 7개구단과 야구팬들의 감정은 또 그런것이 아니지 않은가. 어려운 형편에서도 매년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프로야구단을 운영해 온 기업들로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만만찮을 것이고, 국내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프로야구팬들은 FA선수 몸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단매각대금을 보며 자괴감에 빠져들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됐든 현재의 위기상황을 조속한 시일내에 벗어나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할 것이다. 매각대금이 60억이든, 혹은 6억이든 그것이 현재의 시장상황에서 매겨진 가격이라면 담담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과거의 영화는 그저 추억으로만 간직하자. 오늘의 부끄러움과 아픔이 약이 되어 프로야구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기 위해서 지금은 서로 한걸음씩 물러서야 할 때다.

KBO는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한 과오를 사과하고 이제라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KT를 새로운 주인공으로 맞아야 한다. 새로운 친구 하나를 얻기 위해 삼십년지기 친구 일곱을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일이다. 기존 구단들도 당장의 섭섭함과 서글픔은 잠시 접어두었으면 한다. 지금은 허리끈을 졸라매야 할 때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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