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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36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6권 - 인생도처유상수 사진, 돌아다님, 오래된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총망라되어 있는, 일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초판이 나온 지 이십여년이 되어 가는 대표적인 베스트 셀러이지만 오랜 공백 끝에 제6권이 '인생도처유상수'라는 알듯 말듯한 부제를 달고 나왔다. 무엇보다도 우뚝 솟은 황매산을 배경으로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는 영암사터 쌍사자 석등의 모습이 시선을 이끈다. 그 오랜 세월을 비바람에 깎이고 씻겨나갔지만 그래서인지 더 애잔하고 더 정감이 가는 느낌이다. 석등과 석탑이 지닌 조형미도 말할 것이 없겠거니와 그 아름다움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황매산을 차경으로 삼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간 날 때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덕분인지 책에 소개되어 있는 몇몇 곳은.. 2011. 9. 13.
산사의 숲을 거닐다 - 108 사찰 생태기행 전국의 이름난 사찰들을 찾아 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절이 좋은 이유는 오래된 절집이 주는 안온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절에 이르는 아름답고 풍성한 숲길이 주는 상쾌함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명한 절집을 소개하는 책들을 검색해 보다 눈에 띈 것이 바로 '산사의 숲을 거닐다' 라는 이름의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사찰생태연구가라는 다소 생소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 대표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찾아다닌 수많은 산사의 숲 가운데 108 군데를 고르고 골라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서문에도 나와 있듯 이 책은 단순히 절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글은 아닙니다. 우리의 자연을 사랑하고 산사의 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경상도로부터 시작해 전라도,.. 2011. 8. 24.
문재인의 운명 - 강물이 되어 다시 만나기를 흔히들 쉽게 운명이란 말을 하곤 한다. 운명적인 만남, 운명적인 사랑 이렇게 말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운명이란 단어를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니까 운명은 우리들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운명이란 말은 인간들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을 펴냈다. 요즘 그는 차기 대권주자의 한명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언론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최근 한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이사장이 박근.. 2011. 8. 23.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를 때,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 사진은 '아이디어'다. 사진은 시간의 밖에서 온 '아이디어'다. 사진은 눈으로 보여진 통찰이다. 인텔리전스(inteligence)는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범주에 속한다. 그래서 성공적인 사진은 형식과 내용을 분리할 수 없다. 형식과 내용은 동시에 발생한다. 사실, 그 둘 사이엔 어떤 차이도 없다. -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 中 이 책의 부제는 사진과 삶에 관한 단상이다. 사진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삶에 있어서 사진은 어떤 의미일까 하는 사뭇 철학적인 문제를 곰곰히 고민해보고 싶었다. 구매한 지는 오래 되었지만 아직 정독을 끝내지 못했다. 조금 이해는 되지만, 뜻하는 바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다. 아직은.. 2011. 8. 15.
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 '행복이 오지 않을 땐 우리가 그것을 만나러 가야지' 지난 2009년에 나온 최갑수의 포토 에세이 '목요일의 루앙프라방'에 나오는 글귀인데 무언가 사람을 이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말이다. 2년전에 이 책을 읽고 꽤나 감동을 받았었던지 책 리뷰에도 이 글귀를 써놓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글귀를 제목으로 삼은 최갑수의 책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이라는 책을 시작으로 지금껏 최갑수의 포토 에세이는 섭렵한 나로서는 어느새 팬 아닌 팬이 되어 버렸다. 신작 소식이 궁금해 최갑수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니 '목요일의 루앙프라방'의 개정판이라는 짤막한 소개가 나온다. 원체 흥미있게 읽었던 까닭에 별다른 고민없이 책을 카트에 담았던 것이 나의 실수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책이 도착하고.. 2011. 8. 2.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후지와라 신야. 일본의 유명한 사진가라고 하는데 내게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사진이라는 공통의 매개체를 가진 이 일본 작가의 책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아마도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라는 제목의 영향이 컸다. 일본에서 출간된 원저의 제목은 '코스모스 그림자 뒤에는 늘 누군가 숨어 있다'인데 이 역시도 무척 인상적이긴 하다. 내가 요즘 가장 많이 읽는 스타일의 책이다. 사진을 매개로 한 일상의 삶을 관조하는 듯한 편안한 느낌의 글. 이 책에는 모두 열 네편의 글들이 실려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 모든 글들이 일본에서는 한 무가지(無價紙)에 연재되었던 글이라는 것이다. 지하철 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소 허술해 보이는 잡지나 신문에 이런 주옥같은 글들이 실려있었다는 게 어울리지는 않아 보인다. 책에 .. 2011. 7. 31.
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 최갑수를 생각하면 늘 루앙 프라방이 떠오른다.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고, 2년쯤 전에는 지구상에 그런 도시가 있는 줄도 몰랐지만 '목요일의 루앙 프라방'을 시작으로 최갑수의 책을 여러권 읽고나서는 '최갑수 = 여행 = 루앙 프라방' 이라는 등식이 저절로 성립하는 듯한 착각을 느끼곤 한다. 아마도 지금 그는 우기의 루앙 프라방에 있을 지도 모르겠다. 밥을 먹어야 하는 치욕과, 밥을 벌어야 하는 숭고함 사이에서 여전히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자신을 위로하면서. 그리고 삶이 분명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메콩강가에 지는 붉은 노을의 끝을 바라보고 있을 그에게서 나의 또다른 모습을 찾는다. 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 라는 제목이 독특하다. 설마 구름 그림자의 속도가 시속 3km에 불과.. 2011. 7. 26.
나를 위한 여행 테라피, 사찰여행 42 까닭 모를 절에 대한 이끌림으로 선택한 책이다. 올해초에 소설가 정찬주가 남도의 작은 절 마흔 세곳을 소개한 '절은 절하는 곳이다'란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는데 이 책은 나를 위한 여행 테라피라는 부제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책은 지은이 유철상이 10년간 다녀본 절집 가운데 마흔 두곳을 소개해 놓았다. 여행전문기자라는 지은이의 전력이 책 곳곳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42곳의 사찰들은 대부분이 일반인들에게도 꽤나 많이 알려진 명찰들이다. 제일 먼저 차례를 펴보니 마음, 휴식, 수행, 인연, 여행의 다섯 편으로 이어진 사찰들 중에서 나의 발길이 닿은 곳도 꽤 되었다. 아직 가 보지 못한 열 세곳의 절집에 먼저 눈길이 갔다. 책의 순서를 무시하고 우선은 발길이 닿지 않.. 2011. 7. 25.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이라는 사람을 처음 본 것은 십여년쯤 전이었다. 그 무렵 그는 대구 번화가의 어느 쇼핑몰에서 주말마다 열리는 이벤트의 MC를 맡고 있었다. 첫 대면에서부터 그느 여느 진행자와 다르게 느껴졌었다. 구수한 입담과 물 흐르듯 자연스런 진행은 절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다. '아~ 이 사람, 조만간 서울로 진출하겠군' 모두의 예감대로 그는 몇년 후 서울 입성에 성공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라는 지상파 TV 음악방송에 얼굴을 내비친 것이었다. 철저한 무명이었던 그가 단박에 연예계에 진출해 갖가지 어록을 남기며 대중의 큰 인기를 한몸에 받았으니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할 수 밖에. 그는 대중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인이다. 남을 행복하게 하려면 우선은 스스로가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2011. 7. 24.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행복을 찾고 싶었다. 혹시라도 이 책을 읽고나면 이 책 속에 있는 행복을 조금이라도 나눠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제목만 보고서 구입하게 된 것이 바로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라는 책이었다. 그렇게 무작정 책만 사놓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3월의 어느날.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는 충청도 땅으로 떠났다. 여행지에서의 첫 날 꽤 야심한 시각이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 귀에 익은 목소리에 빠져 들었다. 꽁지작가 공지영의 목소리였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난 이렇게 책 보다도 TV 프로그램을 통해 지리산 행복학교를 먼저 접하게 됐다. 덕분에 나중에 책을 읽을 때 등장인물과 장소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버들치 시인, 낙장불입 시인, 고알피엠 여사, 최도사 등등 .. 2011. 7. 18.
이 길 끝에 네가 서 있다면 좋을텐데 정말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누군가 모질게도 그리운 바로 그 사람이 지금 걷고 있는 골목 끝에 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마음을 담은 이 책은 여행작가 최갑수가 전국의 골목 스물 네 곳을 1년간 여행하고 난 후의 감상과 사진을 정리해 펴 낸 여행 산문집이다. 나도 어느새 최갑수의 팬이 되고 말았다. 우연찮게 목요일의 루앙프라방을 읽고 난 후 이 책이 벌써 세번째다. 불과 몇해 전만 해도 최갑수란 이름 석자를 전혀 알 수도 없던 내게 이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년에 책 한권 읽는 게 쉽지 않았던 내가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펴들고 있는 내 모습에 감동하고 있다는 걸 그 사람도 알고 있을까. 골목. 어릴 적만 해도 참 친근한 공간이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던 곳이 집이 아.. 2011. 4. 27.
진보집권플랜 - 다시 희망을 보다 진보집권플랜이라는 다시 거창한 제목의 책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간의 7개월에 걸친 대담을 정리한 것이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단숨에 마지막 장을 넘기게 할만큼 흡인력이 있었다. 사회와 경제 민주화, 교육, 남북문제, 권력 등 다소 무겁고 포괄적인 주제를 담고 있지만 뭔가 손에 잡히는 시원스러움이 느껴져 좋았다. 스스로에게 물어 본다. 나는 진보의 편에 서 있는가, 아니면 보수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가. 이 단순한 질문에도 쉽게 대답할 수가 없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 탓에 진보를 꿈꾸기도 하다가 바로잡을 수 있는 힘과 열정의 부재에서 오는 무기력함에 보수의 안락함에 젖어들기도 하는 것이 나, 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 모습이 .. 2011.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