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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롯데 2차전 - 모처럼 프로답게 이겼다

by 푸른가람 201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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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안방에서 당했던 완패의 아픔이 오히려 약이 된 것일까. 롯데와의 2차전을 임하는 삼성 선수들의 자세는 확실히 어제와는 달랐다. 야수들은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렸고, 투수는 진땀나는 한점차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이순철 해설위원의 말처럼 "프로다운" 경기 끝에 삼성이 롯데에 1:0 승리를 거두며 다시 5할대 승률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8회 신명철의 실책이 옥의 티로 지적될 정도로 오늘 경기는 깔끔했다.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양팀 투수진의 호투가 빛났다. 윤성환이 6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모처럼 2009년 다승왕의 본색을 드러내며 첫 승을 신고했지만 롯데 선발 송승준의 호투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비록 팀 타선의 침묵 속에 7이닝 1실점이라는 좋은 투구를 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윤성환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시범경기때 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믿음을 주지는 못했지만 오늘 경기에서의 피칭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팀내 주축 투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조금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윤성환마저 흔들렸다면 시즌 초반 류중일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도 있었기에 오늘의 호투가 더욱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윤성환의 뒤를 이어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권오준의 투구도 힘이 넘쳤다. 권오준이야 시범경기때부터 벌써 조짐이 좋았다. 삼성 불펜진 가운데 유일하게 믿음을 줬던 것이 바로 권오준이다. 직구도 과거의 위력을 되찾았고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부상에의 두려움이 사라진 덕분인지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오늘 경기에서도 권오준은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비록 신명철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상승세의 롯데 타자들을 맞아 완벽하게 힘으로 눌러 버렸다. 정현욱이 부진한 상황에서 당분간 삼성 필승조의 중책을 맡아줘야 할 것 같다. 마치 2005년과 2006년 그가 그러했듯이.


오승환은 오늘 경기로 완벽하게 부활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묵직한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롯데의 중심타자 조성환과 이대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마지막 타자 홍성흔 마저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당당한 최고 마무리투수의 위용을 뽐냈다.

타자 중에선 어제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멀티 히트를 기록한 가코의 활약이 눈에 띈다. 가코는 2회 1사 2루에 박석민을 두고 우전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제 안타 소식은 간간히 들려 오는데 팬들이 기대하는 홈런 조짐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선구안도 좋고 맞히는 재주도 출중하지만 삼성 구단과 팬들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란 걸 가코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타자는 국내에도 많다. 굳이 큰 돈을 들여서 외국에까지 가서 스카우트해 올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서서히 국내무대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나믿가믿' 라이언 가코가 홈런타자 본색을 드러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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