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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롯데 1차전 - 실망과 걱정만 안겨준 홈 개막전

by 푸른가람 201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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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졸전 끝에 홈 개막전에서 영남 라이벌 롯데에 완패를 당했습니다. 신임 감독 부임과 더불어 화끈한 야구를 기대하고 대구구장을 가득 채워준 만원 관중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게임이었습니다. 홈 개막전이다보니 류중일 감독은 내심 지난해와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야구를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선수들이 감독의 의욕을 따라가 주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삼성은 안지만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안지만 선발 카드는 성공적이라 얘기할 수 없습니다. 제 기억으론 시범경기에서 세차례 정도 선발 등판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때도 뭔가 압도적인 선발투수의 모습을 마운드에서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시즌 개막 후에도 딱히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난해 불펜에서 뛰던 때와 비교해 공의 구위도 그렇고 경기 운용에서도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1, 2이닝을 전력 투구하면 되는 불펜 투수와 최소 5-6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선발투수의 투구패턴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보다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던지려면 투구수 조절도 필요하고 완급 조절은 필수 입니다.


아직은 적응 기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무작정 시간을 줄 수도 없는 것이 지금의 삼성 투수진입니다. 당장 안지만이 빠진 불펜진이 휑합니다. 권혁도 아직 로스터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불펜의 중심을 맡아줘야 할 정현욱마저 불안합니다. 루키 임현준으로 버티고 있는 좌완 불펜요원도 양과 질적인 면에서 턱없이 모자랍니다.

이러다간 투수진이 와르르 일순간에 무너질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고 선발진이 튼실해진 것도 결코 아닙니다. 물론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장원삼이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어려움을 피할 순 없겠지만 그 빈틈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안지만의 역할이 어정쩡해졌습니다.

오늘 패배의 책임을 투수진에게 뒤집어 씌울 수도 없습니다.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자면 야수진의 보이지 않는 실책도 한몫 톡톡히 했습니다. 특히나 오늘 경기 해설을 맡았던 이순철 위원도 여러차례 지적했지만 2회 최형우의 수비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왠만큼 수비하는 좌익수라면 그 정도 타구는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고 결국 오늘 경기가 롯데 쪽으로 기울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최형우의 원래 포지션이 포수이고 외야수비에 뛰어나지 않다는 점은 누구나 알는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최형우가 외야 수비로 뛴 것이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면 후천적인 노력으로 부족함을 만회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반쪽자리 선수로 만족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족한 수비력을 메꿔줄만큼 최형우의 공격력이 리그 최고 수준인 것도 아니니까요.

또하나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채상병이 포수로 선발출장했는데 도루 저지에서 많은 헛점을 노출했습니다. 그 문제는 예전부터 계속 지적되어 왔던 것인데 나아지는 게 전혀 없습니다. 도루에 능하지 않은 롯데 선수들까지도 맘 편하게 2루를 노리는 모습은 간단히 생각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채상병이 진갑용의 뒤를 이어 삼성 안방의 주인공이 될 욕심이 있다면 이같은 약점은 하루빨리 고쳐나가야 할 겁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중심타선의 부진은 여전했습니다. 3번타자 라이언 가코는 시즌 개막후 첫 안타를 터뜨리며 2안타 1타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모두 단타에 그쳤고 중요한 고비에서 삼진으로 무기력하게 물러나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여전히 부족한 모습입니다. '나믿가믿'의 유효기간이 언제까지일 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최형우와 채태인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형우는 4타수 무안타, 채태인은 사이좋게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최형우도 최형우지만 채태인은 광주 2연전에서의 홈런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여름도 아닌데 벌써부터 선풍기를 시원스럽게 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올 시즌에는 홈런왕에 도전해 보려는 욕심인가요. 홈런도 정교한 타격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됩니다.

올드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 모으겠다던 류중일 감독의 호언장담처럼 팬들은 다시 야구장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물론 대구구장의 만원관중이 류중일 감독 덕분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팬들의 마음은 간사하기 그지 없습니다. 오늘의 환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순 없습니다. 프로는 무엇보다 역시 성적으로 얘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니까요. 내일 경기는 오늘의 실망스러움과는 다른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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