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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한국시리즈 4차전 리뷰 - SK는 두산이 넘기 힘든 벽일까?

by 푸른가람 2008.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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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김성근감독은 또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데뷔 1년차의 햇병아리 김광현을 두산 에이스 리오스의 맞상대로 내세웠던 노련한 '노림수'는 올해도 적중했다. 그 주인공은 송은범이었다.

4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의 투구는 지난해 김광현의 활약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듯 보였지만, 겨우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송은범이 두산 선발 랜들과의 대결에서 초반에 무너지지 않았기에 SK도 중반 이후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다. 2차전 선발 채병용까지 투입하는 초강수였다. 경기 종반 위기가 있었지만 경기결과는 4-1 SK 승리였다. 우여곡절끝에 4차전마저 SK가 거머쥐며 시리즈 전적은 3승1패. 한국시리즈 2연패가 눈앞에 다가왔다.

랜들의 역투속에 SK의 대응은 벌떼작전

부친상을 당한 슬픔을 딛고 2차전 승리를 견인했던 랜들의 호투는 오늘도 이어졌다. 비록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3실점하긴 했지만 무려 7이닝을 버텼다. SK는 선발 송은범에 이어 가득염, 이영욱을 등판시켜 두산 타자들의 타격감을 교란했고, 리드를 잡은 중반 이후부터 정우람을 시작으로 승리계투조를 총출동시켰다. 조웅천, 이승호에 이어 채병용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4차전을 잡는다면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수 있다는 김성근감독의 나름의 계산이 섰다고 볼만한 대목이다.

단기전에서는 한경기 한경기가 결승전인만큼 쉬어가는 경기가 있을 수 없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이상목을 선발투입했던 선동열감독의 경기운영과 대비되는 장면이다. 물론 두 감독의 노림수는 같았을 것이다.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중반까지 리드는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1, 2점 이내 추격권에만 있어준다면 언제든 불펜진을 가동시킬 요량이었을 것이다. 단지 이상목은 그 기대를 너무나도 일찍 무너뜨려 손한번 써보지 못하고 경기를 내줘야 했고, 오늘 송은범은 3회까지 잘 버텨줬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이제는 두렵기만 한 만루챤스

유독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은 만루 챤스가 많았다. 그리고 그 많은 기회에서 시원한 한방은 터져주질 않고 있다. 상승세를 일시에 끊어놓고야 마는 병살타와 삼진, 범타. 너무나 무기력하다.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만루찬스에서 타석에 등장하는 두산 타자들은 위축되어 가는 듯 보인다.

물론 계속되는 경기에 체력은 바닥이 났을 것이고, 한번 꼬인 경기는 쉽사리 풀리지도 않고 있다. 잘 맞은 타구는 야수 정면으로 가서 더블아웃으로 이어지는게 다반사고, 김동주와 홍성흔을 제외한 타자들의 타격감은 돌아올줄 모른다. 김경문감독의 고심이 깊어만 간다. 큰경기에선 미쳐주는 선수가 나와줘야 한다는데, 그 '신기'는 플레이오프까지였나 보다.

두산의 집중력 실종, 결국 체력문제?

두산과 삼성은 올해 늘어난 포스트시즌 경기수의 희생양이다. 만약 삼성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전2선승제로 치뤘다면? 두산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5전3선승제로 치뤘다면? 이후의 경기결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결과론이고, 부질없는 가정일 뿐이다. 정신력은 체력을 넘어서지 못한다. 분위기는 한번 꺾이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한국시리즈 들어 두산의 집중력이 실종됐다. 실책을 연발하고, 폭투와 패스트볼로 실점이 이어진다. 두산 육상부의 명성은 추락한지 오래다. 두산다운 플레이가 아니다. 연패를 탈출할 힘이 보이지 않는다. 2005년 삼성에 4연패로 밀리더니, 지난해에는 SK에 기세좋게 2연승으로 앞서가다 어이없이 4연패하며 눈물을 곱씹어야 했던 두산의 악몽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두산의 벼랑끝 승부, 문제는 자신감

적지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는 가 싶더니 이후로 3연패중이다. 내일은 SK 에이스 김광현이 나온다. 그야말로 벼랑끝에 몰렸다.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두산다운' 플레이를 되살리는게 급선무다.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는 선수들을 다독여 자신감을 되찾게 해야 한다. 위기때마다 빛을 발했던 올림픽우승감독 김경문의 '매직'을 기대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나는 날이라고 한다. 10월의 마지막날이 가장 슬픈 날이 될 지, 또한번의 보너스게임이 야구팬들에게 선물로 주어질 지 잠실구장에 또한번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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