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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 7년만의 두자리 승수와 통산 100승 두마리 토끼 잡는다!

by 푸른가람 2012.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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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원조 에이스 배영수가 지난 2005년 11승 이후 7년만의 두자리 승수와 통산 100승 달성이라는 두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22일 현재 배영수는 시즌 9승 5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중에 있다.지난 2000년 삼성에 입단한 이후 13년동안 99승(85패)의 승수를 쌓아 100승의 대기록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1승만 추가하면 두가지 의미있는 기록을 한꺼번에 이룰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통산 100승을 달성한 투수는 1987년 김시진(당시 삼성, 통산 124승) 이후 22명에 불과할 정도로 명예로운 기록이다. 지난 2010년 LG 박명환이 96년 데뷔 이후 무려 15시즌 298경기만에 대기록을 달성한 이후 2년간 명맥이 끊긴 상태다.

야구 명문 경북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0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배영수는 프로 데뷔 첫 해를 2패 평균자책점 6.75라는 평범한 성적으로 마쳤다. 팬들의 기대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지만 이듬해인 2001년부터 배영수는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장착,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 평정에 나섰다. 오매불망 기다려 왔던, 리그를 지배하는 진정한 '에이스'의 출현에 삼성팬들은 환호했다.


2003년~2005년까지의 세 시즌은 배영수의 전성기였다. 2003년 13승을 시작으로 두자릿수 승수를 처음 돌파한 그는 이후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을 달성하며 프로 무대를 평정했다. 특히 그의 몬스터 시즌이었던 2004년에는 17승 2패를 올리며 다승 부문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2.61, 3위)과 탈삼진(144개, 4위)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그해 기록한 4번의 완투와 2번의 완봉 기록도 그에겐 자랑거리다.

2004년 시즌 배영수의 진가가 더욱 빛났던 것은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였다. 지금까지도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3차전 10이닝 노히트노런의 눈부신 역투가 펼쳐진 것이 바로 그때였다. 비록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그 경기를 통해 마침내 배영수는 삼성의 에이스가 아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의 반열에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세번의 무승부를 포함, 9차전까지 치뤄진 현대와 삼성 두 재벌간에 펼쳐졌던 한국시리즈는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기억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배영수에게 '상처뿐인 영광'이기도 했다. 개인기록이 제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팀을 우승시키지 못하는 에이스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그해 삼성은 현대와의 혈전 끝에 2승 3무 4패로 또한번 우승 문턱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팀으로서는 통산 8번째 준우승이었다.

 소속팀 삼성은 이듬해 2005년 두산을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맞아 하리칼라와 바르가스라는 외국인 선발투수, 권혁 - 권오준 -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진을 탄생시키며 4전 전승으로 정상을 밟았지만 그 영광스런 자리에 배영수의 자리는 없었다. 2005년 정규시즌에서도 배영수는 두자릿수 승수(11승 11패)와 2점대의 평균자책점(2.86)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지만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주지는 못헀다.

그에게 남은 마지막 과제는 바로 자신의 힘으로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 놓는 것이었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못할 것이 없었다. 팀 사정상 부상을 숨기고 무리한 등판을 계속한 후유증으로 인해 2006년을 기점으로 배영수는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지만 배영수는 그해 한국시리즈 등판을 고집했다. 자신의 몸과 팀 우승을 맞바꾸는 위험한 거래였다.

삼성과 한화의 2006년 한국시리즈는 삼성의 4승 1무 1패 완승으로 끝났다. 선동열 감독은 부임 이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한 명장으로 발돋움했다. 배영수는 1, 4차전 승리투수에 이어 마지막 6차전에서는 구원투수로 등판해 홀드를 기록했지만, 한국시리즈 MVP는 박진만의 차지였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마운드의 주인공은 오승환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는 꼈지만 진통제 주사를 맞아가며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어깨가 빠져라 던졌던 에이스 배영수의 모습은 이후 팬들에게서 서서히 잊혀졌다.

그로부터 기나긴 부상과 재활의 반복이 계속됐다. 2007년 한해를 부상으로 보낸 배영수는 2008년 9승 8패를 기록하며 부활하는 듯 보였지만 2009년 1승 12패 평균자책점 7.26이라는 믿기지 않는 저조한 기록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2010~2011년을 모두 6승 8패로 마감한 배영수에는 매년 시즌이 희망 고문의 연속이었던 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언론에서는 "과거의 스피드를 되찾았다",  "10승 달성 가능하다"며 매년 팬들의 기대를 부풀게 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배영수 역시 토미존 수술을 받았지만 임창용과 같이 강속구를 되찾는 기적을 이루지는 못했다. 빠른공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배영수는 꿈과 모진 현실 사이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었기에 2012년 시즌 배영수의 부활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이제 더이상 시속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뿌릴 수는 없어도 140km 중후반의 빠른 공과 안정된 제구, 노련한 경기 운영이 곁들어지면서 배영수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후반기 들어 그의 페이스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이후 7년만에 기록하게 될 두자릿수 승수보다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배영수가 6년만의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펼칠 인간 승리의 감동 드라마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506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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