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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나를 위한 여행 테라피, 사찰여행 42

by 푸른가람 201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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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모를 절에 대한 이끌림으로 선택한 책이다. 올해초에 소설가 정찬주가 남도의 작은 절 마흔 세곳을 소개한 '절은 절하는 곳이다'란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는데 이 책은 나를 위한 여행 테라피라는 부제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책은 지은이 유철상이 10년간 다녀본 절집 가운데 마흔 두곳을 소개해 놓았다.

여행전문기자라는 지은이의 전력이 책 곳곳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42곳의 사찰들은 대부분이 일반인들에게도 꽤나 많이 알려진 명찰들이다. 제일 먼저 차례를 펴보니 마음, 휴식, 수행, 인연, 여행의 다섯 편으로 이어진 사찰들 중에서 나의 발길이 닿은 곳도 꽤 되었다.

아직 가 보지 못한 열 세곳의 절집에 먼저 눈길이 갔다. 책의 순서를 무시하고 우선은 발길이 닿지 않은 미답의 사찰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사진과 글들을 찬찬히 읽어봤다. 여행전문기자의 글답게 책의 내용은 특정된 절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그 절이 위치한 지역의 명소들과 음식들에 대해서도 친절히 소개하고 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나처럼 그저 절 하나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세한 설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치 않다는 생각이 들테고, 그 절을 둘러싼 지역에 대해서도 간략한 여행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 마지막 편에는 사찰의 문화와 기본적인 예법, 그리고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 전국의 사찰과 간략한 일정을 소개해 두고 있다.

절을 좋아하고 자주 찾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템플 스테이를 해 보거나, 절에서 하룻밤 머물러 보지도 않았으니 제대로 절을 안다고도, 불교에 관심이 있다고도 하기 어렵겠다. 하긴 내가 절을 좋아하는 것이 비단 불교에 대한 관심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테지만 내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보다 더 많이 알아가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리라.

지금껏 내가 돌아다닌 전국의 사찰들의 수도 꽤 많을 것 같다. 그 중에는 지나치게 세속화된 모습에 실망한 곳도 분명 있지만, 언제라도 시간이 된다면 다시 찾고 싶은 절집도 많았다. 언젠가는 나도 내가 다녀본 절집들을 잘 정리해서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물론 지금도 블로그를 통해 사진과 글로 기억의 단편들을 남기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가능할 지 알 수는 없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난 그저 절에 갔을 때의 그 편안함이 좋아서 절을 찾는다. 절에 이르는 숲의 청명함, 계곡을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에 번잡함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느낌을 내 사진과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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