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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7

남자의 여행 -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제목을 가진 책이다. 이란 책은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다소 거창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우연찮은 기회 덕분에 혼자 떠나는 여행이란 것을 시작한 지 10여년이 가까와지지만, 사실 남자의 여행이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여행에 있어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성별의 차이라기 보단, 성향의 차이일 것이고 자라온 환경 속에서 자아가 어떤 방향으로 발현되는 것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 남자의 여행이라고 해서 여자가 떠나는 여정과 이러이러한 구분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산 것이 아닌지라 오히려 호기심이 더 컸다. 나도 절을 참 좋아라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유명종이란 사람도 절.. 2014. 3. 30.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사는 법 성급해 할 필요는 없다. 물은 99도가 될 때까지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되기를 기다리는 인내와 여유가 필요하다. 내가 노력하고 있다면 기다림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발효 과정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시작해서 당장 성과를 얻는 것은 그야말로 운이다. 하필 행운의 여신이 나만 피해갈 리 없고, 하필 불행의 여신이 내 발목만 잡을 리도 없다. 인생은 정직한 것이다. 묵묵히 걸어가라. 결과를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바로 필자의 인생에서 아쉬웠던 점이자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 에필로그 중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시골의사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외과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이란 책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에필로.. 2012. 5. 13.
'남한산성'에서 병자년 매서운 추위를 느끼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한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마치 내가 수백년의 세월을 거슬러 병자년 그 매섭던 추위 속에 내동댕이 쳐진 것만 같은 애처로움이라고 할까. 작가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은 국사를 배운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병자호란, 그리고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역사적 아이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오랑캐라 멸시하던 수십만 외적에 국토를 유린당하고 인조 14년(1636)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궁벽한 남한산성에 갇힌 임금과 신하들, 그리고 혹한의 추위 속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참으며 성을 지켜야 하는 군사들과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민초들. 지위 고하를 떠나서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한없이 가여운 존재들이다. 그 참담한 심정을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전쟁에 이길 .. 2011. 3. 28.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서른 살. 참 묘한 나이다. 인생에서 30이란 숫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 무렵에 괜시리 마음이 서글프지고 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을 다니다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 후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해 세상살이에 발을 들여놓는 시기가 이십대 후반 무렵이다. 이를테면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시기라고 봐야 할까.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라는 책을 지은 김동영이란 사람 역시 나이 서른에 무모한 미국 여행을 떠난다. 음반사에 취직해 공연 기획을 하다 가수 매니저로, 작사가로 다양한 활동을 하던 그는 방송작가로 일하던 방송국에서 "이제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느라 분주하거나, 혹은 좌절.. 2011. 3. 25.
참 서툰 사람들 - 박광수 카툰 에세이 한때 광수생각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었던 박광수가 5년만에 쓴 카툰 에세이. 박광수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까지 찍었다. 원래 만화가 인데다 글쓰는 재주까지(엄청난 문장력이 아니라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지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젠 새로운 장르인 사진에까지 도전장을 냈나 싶어 특히나 사진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됐다. 글쎄..사진들은 제목처럼 서툴지는 않다. 그 어떤 사진 전시회에 걸릴 작품들에 어울릴만한 것들은 아니지만 일상의 느낌을 잘 담아낸 것 같다. 나만의 느낌인 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진들은 외롭고 애잔해 보인다. 일년도 훨씬 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와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사랑하고 헤어지는 이야기들, 공감할 수는 있어도 가슴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던 그 이야기들이 지금은 구구절절히.. 2011. 3. 23.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향하는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게로 향하는 것입니다. 그가 물으면 나는 대답합니다. 여행아, 네게로 갈게. 남아프리카 공화국. 우리는 흔히 줄여서 남아공이라 부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 같은 도시 이름이나 아파르타헤이트와 넬슨 만델라라는 이름 정도가 다가 아닐까 싶다. 아~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 남아공 출신의 아가씨가 나왔던 기억도 난다. 나라 이름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니 당연히 아프리카에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이 나라는 정통(?) 아프리카 국가가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 아래 펼쳐진 사막, 사자와 코끼리와 지배하는 초원으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 2011. 3. 22.
파페포포 안단테 - 지금의 내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말은 조금은 느리게 우리시대 최고의 카투니스트 심승현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파페포포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 파페포포 안단테다. 이 책을 읽은 지도 벌써 이년이 가까와진다. 이 책이 새삼 생각났던 이유는 뭘까? 지금 내 삶에 안단테가 필요해서가 아니었을까. 일이 안풀려 조급해 질 때마다,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괜히 화가 날 때마다,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을 때도 생의 한복판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내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말은 조금은 느리게, 안단테, 안단테..... 이런 스타일의 책을 좋아한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감정을 잘 전달하고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그리고 뭔가 큰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잊고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주는 책들이 고맙다. 책을 읽으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부터는.. 2011.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