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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5

안녕 다정한 사람 - 그래서 그곳이 그대가 그립다 사진은 여전히 이병률스럽고, 내노라하는 10명이 쓴 글 또한 그들답다. 2012년 11월에 출간된 이란 책은 은희경, 김훈, 신경숙, 백영옥, 이병률 등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을 압도하는 글쟁이들은 물론 박칼린, 이명세, 장기하, 박찬일, 이적 등 끼와 재능이 넘치는 예술쟁이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남긴 여행의 기록들이다. '여행'이란 단어는 언제나 날 흔들어 깨우는 치명적인 유혹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은 그 시간대로, 여행지에서의 순간 순간은 또 그나름대로,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 온 후의 추억은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사실 의미가 없는 시간이란 것이 있을까. 그저 사람들이 그 시간들을 어제와 같은 오늘로 방치해 두지만 않는다면 나름의 독특한 의미로 누군가의 삶에 쌓여 화석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 2013. 9. 17.
봄을 기다리게 하는 김훈의 자전거 여행2 자전거를 저어서 나아갈 때 풍경은 흘러와 마음에 스민다. 말들아, 풍경을 건너오는 저 새 떼처럼 내 가슴에 내려앉아다오. 거기서 날개소리 퍼덕거리며 날아올라다오. 얼마나 자신이 있었으면 '한글로 씌어진 가장 아름다운 우리 에세이'란 문구를 달고 나왔을까. 하긴 작가 김훈의 아름다운 문장과 깊고 넓은 인문학적 지식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긴 하다. 몇권의 소설과 에세이집을 읽으며 나 역시도 그 광고 문구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스쳐 지날 수 있는 순간을 이토록 멋지게 표현해 낼 수 있다니. 김훈이 그의 자전거 '풍륜'을 타고 떠난 두번째 자전거 여행은 여행의 무대가 좁은 범위에 국한된다. 1권이 깊은 산속에서부터 남도의 땅끝 바닷마을까지 우리땅의 구석구석을 책에 담고 있어서 좋았는데 실제로 가보지 못.. 2012. 2. 26.
여정 - 이상민의 여행산문집 내가 좋아하는 여행작가 최갑수는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이후 신작 소식이 없다. 전혀 새로울 것 없는 개정판에 실망을 하면서도 또 내 취향에 그만큼 잘 맞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아 늘 기다리게 된다.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 나의 글과 사진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참 행복하고 좋을 것 같다. 여러 종류의 책을 읽어보려고 하고는 있지만 여행 에세이가 그래도 제일 편하고 또 끌린다. 긴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 아름다운 우리 땅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고, 그것들을 담은 사진이 있는 책은 언제 읽어도 좋다. 뭔가 읽을만한 새 책이 있나 싶어 찾아보다 발견한 것이 바로 '여정'이란 책이다. 이상민이라는 작가는 내게 생소하다. 경북 영덕의 강구에서 태어났고 스킨스쿠버를 하면서 시를 썼던 독특한 경력을 지난 여행작가인.. 2011. 12. 11.
'남한산성'에서 병자년 매서운 추위를 느끼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한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마치 내가 수백년의 세월을 거슬러 병자년 그 매섭던 추위 속에 내동댕이 쳐진 것만 같은 애처로움이라고 할까. 작가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은 국사를 배운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병자호란, 그리고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역사적 아이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오랑캐라 멸시하던 수십만 외적에 국토를 유린당하고 인조 14년(1636)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궁벽한 남한산성에 갇힌 임금과 신하들, 그리고 혹한의 추위 속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참으며 성을 지켜야 하는 군사들과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민초들. 지위 고하를 떠나서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한없이 가여운 존재들이다. 그 참담한 심정을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전쟁에 이길 .. 2011. 3. 28.
10년의 세월 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뒤쫓다 모처럼의 서울 출장길. 오가는 KTX에서의 4시간을 의미없는 잠으로 떼우기는 아쉬울 거 같아서 동대구역 서점에서 책을 골라봤다. 그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은 최갑수의 책을 고르고 고르다 직원에게 검색까지 부탁했지만 역시 작은 규모의 책방이다보니 책이 없었다. 그나마 검색되는 2권도 이미 내가 읽은 책이었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에서 어떤 느낌을 나누길 좋아하기에 그런 스타일의 책을 찾아봤다. 두리번 거리다 '자전거 여행' 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지은이를 보니 김훈이다. 김훈? 남한산성, 칼의 노래를 지은 소설가 말인가? 책 표지 다음장의 케리커쳐를 보니 내가 알고 있던 희끗한 백발의 김훈 작가는 분명 아닌 듯 보여서 동명이인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대구서 서울로, 서울에서 과천을 .. 2011.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