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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by 푸른가람 2013.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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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형태의 그림을 전문적으로는 어떻게 부르는 지 잘 모르겠지만 허허당의 글과 그림을 절에서 자주 본 기억이 난다. "스님의 그림은 자유로움 그 자체다. 일필휘지로 생명력 가득한 존재를 담아냈다"는 미술 평론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스님의 그림에서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과 안온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자신은 초연한 삶을 살면서도 사바세계의 희노애락에 발붙이고 사는 가련한 중생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스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쩌면 더 혹독하고 외로운 구도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의 가르침이기에 우리의 마음에 확연히 새겨질 수 있는 것이리라.

 

오직 사람만이 외롭고 괴로운 법이다. 마음이 속절없이 바쁘거나 허허로운 것 또한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어찌보면 인간은 축복받은 존재임으로 인해 그에 상당하는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 축복이 온전히 감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이란 존재가 애시당초 불완전한 상태로 태어났고, 죽음에 이르러서도 그 온전함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일 것이다.

번잡스런 속세에 살면서 스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픈 상처에 머물지 말라는 것도, 잃기 쉬우니 찾지 말라는 것도, 마음이 헛헛할 때 허허하고 웃는 것 또한 범부의 깜냥으론 닿기 힘든 경지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그 길을 포기할 수 없음은 "결국은 맑아지리라, 끝내 꽃 피우리라!"는 간절한 희망이 우리들 마음 속에도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임을 믿어 본다.


불이 나면 꺼질 일만 남고
상처가 나면 아물 일만 남는다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 머물지 마라

세상 사람 누군들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으랴
누군들 외롭고 고독하지 않으랴
다만 이 모든 것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아얏!
성인군자도 아픈 건 아프고 슬픈 건 슬프다  - 성인군자도

떠나 있어라
떠나 있는 자에겐
삶이 곧 여행이다
찾지 마라, 잃기 쉽다  - 찾지 마라, 잃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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