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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가 그림을 만났다. '접시꽃 당신'의 저자 도종환 시인이 시를 쓰고, 화가 송필용이 시 한편 한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다. 흔히 시를 읽으며 떠올려지는 이미지를 나름대로 그려보곤 하는데 이 시집은 그런 수고마저 덜어주려는 것처럼 친절하다. 표지에는 풍성하니 꽉 찬 보름달을 배경삼아 수많은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듯 피어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시인의 말에 위로를 얻는다. 세상에 나 혼자만 바람에 흔들리며, 비에 젖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은 고마운 일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 모두는 아름답고 빛나는 꽃들로 피어났다 지는 것이니 순간순간 찾아오는 시련에 절망하지도, 잠깐 얼굴을 내민 봄햇볕에 너무 들떠하지도 말아야 겠구나.
"가장 뜨거운 시간이 지나간 뒤에 더는 참을 수 없어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시는 제게 그렇게 다가 왔습니다. 시가 빗줄기처럼 쏟아져 저를 때리면 저도 그 비를 다 맞았습니다. 치열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절절하지 않으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 아니면, 울컥 치솟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가장 뜨거운 순간이 담겨 있지 않으면, 간절한 사랑과 아픈 소망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30년 가까이 시를 썼습니다. 그래서 제 시에는 빗줄기처럼 쏟아지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골짜기 물처럼 말들이 넘쳐흐르곤 합니다. 더 많은 진정성을 담고, 더 경건해지고자 말들이 두 손을 모으는 때가 많습니다." - 도종환 -
도종환 시인이 책에서 밝힌 얘기다. 시란 그런 것이다. 절절하게 사람의 가슴을 후벼 파고, 울컥 눈물이 치솟게 하는 것이 있어야 시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를 쓰기가 어렵고, 또한 제대로 시를 읽기도 어려운 법이다. 세상에 시인은 넘쳐나고 그들이 읊조리는 시들은 많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를 만나기가 어려운 이유가 또 그러한 데 있다.
그렇게 서른해 동안 펴낸 아홉 권의 시집 중에서 도종환 시인이 아끼고 좋아하는 시들을 골라 만든 시선집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 담겨진 시들을 여러번 읽으며 나는 비로소 "시는 말로 만들어진 그림"이라는 그의 표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림 자체가 한편의 시가 되고, 시를 통해 선명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실감하게 된다.
굳이 시를 써야 겠다고 욕심을 내볼 생각은 없다. 30년 이상의 세월동안 시를 써 왔으면서도 정작 뒷세상에 오래오래 남을 시 한편은 아직 쓰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시인 앞에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시를 통해 사물들과 풍경이 내게 보여주는 말없는 그림을 볼 수 있는 눈만 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바람도 오고, 그리움도 오고, 아픔도 올 것이다. 머물러 살기도 할 것이다. 그러다 갈 것이다. 세월도 그렇게 왔다가 갈 것이니 가도록 그냥 두련다. 나 또한 그렇게 어딘지 모를 곳에서 와 잠시 머물다 다시 갈 것이니까. 더 흔들려 보련다. 바람에 더 흔들리고, 비에 더 젖어 보련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시인의 말에 위로를 얻는다. 세상에 나 혼자만 바람에 흔들리며, 비에 젖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은 고마운 일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 모두는 아름답고 빛나는 꽃들로 피어났다 지는 것이니 순간순간 찾아오는 시련에 절망하지도, 잠깐 얼굴을 내민 봄햇볕에 너무 들떠하지도 말아야 겠구나.
"가장 뜨거운 시간이 지나간 뒤에 더는 참을 수 없어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시는 제게 그렇게 다가 왔습니다. 시가 빗줄기처럼 쏟아져 저를 때리면 저도 그 비를 다 맞았습니다. 치열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절절하지 않으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 아니면, 울컥 치솟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가장 뜨거운 순간이 담겨 있지 않으면, 간절한 사랑과 아픈 소망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30년 가까이 시를 썼습니다. 그래서 제 시에는 빗줄기처럼 쏟아지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골짜기 물처럼 말들이 넘쳐흐르곤 합니다. 더 많은 진정성을 담고, 더 경건해지고자 말들이 두 손을 모으는 때가 많습니다." - 도종환 -
도종환 시인이 책에서 밝힌 얘기다. 시란 그런 것이다. 절절하게 사람의 가슴을 후벼 파고, 울컥 눈물이 치솟게 하는 것이 있어야 시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를 쓰기가 어렵고, 또한 제대로 시를 읽기도 어려운 법이다. 세상에 시인은 넘쳐나고 그들이 읊조리는 시들은 많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를 만나기가 어려운 이유가 또 그러한 데 있다.
그렇게 서른해 동안 펴낸 아홉 권의 시집 중에서 도종환 시인이 아끼고 좋아하는 시들을 골라 만든 시선집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 담겨진 시들을 여러번 읽으며 나는 비로소 "시는 말로 만들어진 그림"이라는 그의 표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림 자체가 한편의 시가 되고, 시를 통해 선명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실감하게 된다.
굳이 시를 써야 겠다고 욕심을 내볼 생각은 없다. 30년 이상의 세월동안 시를 써 왔으면서도 정작 뒷세상에 오래오래 남을 시 한편은 아직 쓰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시인 앞에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시를 통해 사물들과 풍경이 내게 보여주는 말없는 그림을 볼 수 있는 눈만 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바람도 오고, 그리움도 오고, 아픔도 올 것이다. 머물러 살기도 할 것이다. 그러다 갈 것이다. 세월도 그렇게 왔다가 갈 것이니 가도록 그냥 두련다. 나 또한 그렇게 어딘지 모를 곳에서 와 잠시 머물다 다시 갈 것이니까. 더 흔들려 보련다. 바람에 더 흔들리고, 비에 더 젖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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