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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중심타선 홈런포 앞세워 KIA 상승세 잠재웠다 - 삼성 vs KIA 12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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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KIA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4연승 신바람 속에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삼성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2차전 경기에서 중심 타선의 홈런포를 앞세워 경기 막판까지 끈질긴 추격전을 펼친 KIA에 11-8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즌 43승 2무 31패를 기록하게 된 삼성은 2위 롯데와의 승차를 2.5게임차로 벌리며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다.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9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를 올리고 있는 삼성의 거칠 것 없는 상승세가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탈보트(삼성)와 윤석민(KIA)의 선발 맞대결로 막이 올랐다. 시즌 9승 1패을 거두고 있던 삼성 선발 미치 탈보트는 KIA전에도 4번 등판해 3승을 거둘 정도로 KIA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고, 시즌 5승 3패의 KIA 선발 윤석민은 삼성을 두번 만나 2경기에서 1패만을 떠안고 있었지만 에이스다운 피칭을 해줄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 속에 마운드에 올랐다.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질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경기는 양팀 선발투수들의 난조 속에 1회부터 치열한 타격전으로 전개됐다. 1회 공방을 소득없이 끝낸 양팀의 득점 레이스는 2회말부터 시작됐다. 1회 2사 2, 3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KIA 선발 윤석민은 2회 선두타자 진갑용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계속되는 비로 인해 등판이 미뤄지면서 윤석민은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계속된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김상수와 박한이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2회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강판당하는 수모를 맛봤다. 1⅓이닝 5안타 1볼넷 4실점의 부진한 피칭이었고, 올 시즌 최소 이닝 투구의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 나가 중위권 진출을 노려보고자 했던 선동열 감독의 계획이 초반부터 어긋나눈 순간이었다.

경기 초반 0-3으로 점수차가 벌어지긴 했지만 선동열 감독으로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게임이었다. 선발 요원 앤서니를 곧장 구원 등판 시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앤서니는 2사 3루 상황에서 이승엽에게 큼지막한 우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오히려 스코어가 5점차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한일 통산 500호 홈런의 대기록에 홈런 하나만을 남겨놓게 됐다.

초반 대량실점을 허용한 KIA의 추격도 매서웠다. KIA는 곧이은 3회초 공격에서 제구가 흔들리는 탈보트를 물고 늘어지며 경기를 박진감있는 타격전으로 몰고 갔다. 매이닝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던 삼성 선발 탈보트는 3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온 박기남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했다.

탈보트는 타선의 득점 지원 덕에 손쉽게 시즌 10승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제구 난조로 다 잡았던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박기남의 볼넷을 신호탄으로 이용규의 안타와 김선빈의 적시타로 득점을 물꼬를 튼 KIA는 2사 2, 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나지완이 2타점 적시타로 점수차를 좁혔고, 나지완와 조영훈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탈보트를 마운드에서 기어코 끌어 내렸다. 탈보트 역시 시즌 최소인 2⅔이닝 3안타 6사사구로 3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전반기를 마쳤다.


3-5로 추격을 허용한데다 2사 만루라는 절체 절명의 위기 상황을 맞은 삼성 벤치에서는 신인 심창민을 긴급 투입 시켰다. KIA 선동열 감독 역시 김원섭을 대타로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지만 결과는 심창민의 완승이었다. 신인답지 않은 '강심장'을 가진 심창민은 과감한 승부로 김원섭을 삼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KIA는 4회 2사 1루에 주자를 두고 안치홍이 심창민을 큼지막한 좌월 2루타로 공략하며 추가점 기회를 잡았지만 삼성 야수진의 깔끔한 중계 플레이와 진갑용의 절묘한 블로킹에 막혀 홈으로 쇄도하던 1루 주자 김선빈이 아웃 당한 것이 아쉬웠다. KIA는 6회초 삼성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안지만을 상대로 1사 2루에서 박기남의 적시타로 4-5, 1점차까지 추격에 나섰고, 이후 경기는 도망가는 삼성과 추격하는 KIA의 숨막히는 공방이 불꽃을 튀겼다.

한점차 추격을 허용한 삼성은 장타력을 앞세워 다시 한걸음 앞서 나갔다. 6회 공격에서 김상수와 박한이의 연속 2루타로 6-4로 점수차를 벌린 삼성은 7회초 공격에서 마침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승엽이 볼넷, 박석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12일 LG 전에서 쓰리런 홈런으로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기록했던 최형우가 이날 경기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최형우는 다섯번째 투수로 등판한 KIA 불펜의 핵심 박지훈의 가운데로 몰린 공을 통타해 대구구장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 홈런 한방으로 팽팽하던 승부는 9-4, 5점차로 벌어졌다. 삼성은 이후 8회에도 4번타자 박석민이 2점 홈런으로 KIA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등 3번부터 6번타선에 포진한 중심 타자들이 모두 홈런을 기록하는 힘의 우위를 뽐냈다.

KIA는 8회 김상훈의 적시타와 박기남의 희생타로 2점을 만회했고 6-11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9회 마지막 공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삼성 마운드를 공략해 조영훈의 싹쓸이 2타점 2루타로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3점차로 추격을 허용한 삼성은 '끝판대장' 오승환을 출격시키고서야 김상현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KIA의 공세를 진화할 수 있었다. 오승환은 한 타자만을 상대하며 시즌 20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양팀 선발투수들의 동반 난조 속에 3회 2사 후에 등판해 급한 불을 껐던 심창민이 1⅓이닝 1안타 1사사구 무실점 투구로 시즌 2승(2패)째를 올렸다. 류중일 감독은 KIA전 승리를 위해 필승 불펜조 뿐만 아니라 차우찬까지 무려 8명의 투수를 등판시키며 총력전을 펼쳤다. 차우찬은 7회 KIA 중심타선 안치홍 - 최희섭 - 나지완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불펜의 핵 안지만, 정현욱, 권오준은 모두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KIA 역시 선발 윤석민에 이어 앤서니 - 유동훈 - 박지훈 - 박경태 - 진해수 - 양현종까지 7명의 투수를 총동원했지만 상승세의 삼성 타선을 막아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가파란 상승세를 타며 중위권 진출을 노리던 KIA는 이날 패배로 상승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삼성 타선에서는 박석민, 진갑용, 채태인, 김상수가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톱타자로 나선 박한이는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활약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중심 타선의 장타력에서 KIA를 압도했다. 2회 진갑용이 솔로 홈런(시즌 4호)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승엽은 3회 투런 홈런(16호), 최형우는 6회 쓰리런 홈런(5호), 박석민은 8회 투런 홈런(17호)으로 한여름밤의 대구구장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KIA 타선은 9안타로 8득점하는 집중력을 뽐냈지만 멀티 히트를 기록한 타자가 한명도 없을 정도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준 '히어로'가 없었다. 2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초반 타선을 이끌었던 김선빈이 4회 베이스 러닝 도중 부상을 당한 것이 KIA로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중심 타선이 4안타(3홈런) 7타점을 합작하며 타선을 이끈 삼성에 비해 KIA 클린업 트리오는 2안타 2타점에 그쳐 장타력의 열세를 실감해야만 했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215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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