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천적 이용찬에 꽁꽁 묶인 삼성, 한화전 스윕의 상승세는 어디로? - 삼성 vs 두산 9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16.
728x90

삼성은 1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 이용찬의 위력적인 투구에 타선이 꽁꽁 묶이며 1:4로 무릎을 꿇었다. 한화와의 3연전 스윕으로 거칠 것이 없어 보이던 삼성의 상승세는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천적' 두산의 높은 벽에 가로 막혔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하루만에 6위로 내려 앉았다.
 
마치 데쟈뷰 같았다. 5월 29-31일 한화와의 3연전에서 시즌 첫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던 삼성은 6월 1일 펼쳐진 두산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니퍼트 - 홍상삼 - 프록터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에 3안타로 꽁꽁 묶이며 1:2 패배를 당했었다. 시간과 장소, 선발투수만 바뀌었을 뿐 경기 내용은 판박이처럼 비슷했다. 치고 나가려 할 때마다 두산을 만나 상승세가 꺾이는 것까지 닮았다.

두산이 선취점을 뽑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윤성환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불펜에서 선발로 되돌아온 삼성 차우찬을 1회부터 두들기며 승기를 잡았다. 최주환과 김현수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득점 챤스에서 4번타자 김동주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득점에 성공한 두산은 5회말에도 삼성 야수진의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와 손시헌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1:3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8회말에는 윤석민의 중월 2루타로 쐐기점을 뽑으며 삼성의 추격을 뿌리쳤다. 테이블 세터 최주환과 손시헌이 각각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고 김동주가 2안타 1타점으로 모처럼 해결사다운 면모를 보였다.

삼성은 0:3으로 끌려가던 6회초 만회 점수를 얻어내며 추격에 나섰다. 정형식과 박석민의 연속 안타로 맞은 1사 1, 3루 챤스에서 강봉규의 적시타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동점까지 욕심내 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믿었던 최형우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난데 이어 대타로 나선 채태인마저 삼진아웃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장타력에다 좌타자의 잇점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채태인의 대타 기용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날 경기 첫 타석에서 2루타를 기록했고 최근 경기에서 타격 상승세에 있는 손주인을 경기 중반에 빼고 대타로 내세운 타자치고는 상대에게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결국 채태인은 이용찬의 각도 큰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며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절호의 기회를 놓친 삼성은 이후 이렇다할 추격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완패했다.

류중일 감독의 차우찬 선발 투입을 놓고도 삼성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았다. 7일 KIA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10일 SK전 3이닝 5실점, 2일 두산전 2이닝 3실점 등 최근의 불펜 등판에서도 그는 여전히 부진했다. 구위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의 선발 등판 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차우찬은 5⅔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선발 투수의 소임은 다했지만 팀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에 감행된 류중일 감독의 실험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올시즌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 7패의 절대적인 열세에 놓이게 됐다. 사이좋게 승리를 나눠 가졌던 사자와 곰의 '싸대기 동맹''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한화를 상대로 힘겹게 벌어놓은 승리를 두산에게 다 내주고 있는 꼴이다. 상위권 진출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대에게 당한 패배라 더욱 뼈아프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7이닝 6피안타 1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시즌 6승(5패)을 달성했다. 역시 삼성 천적 다웠다. 이날 경기 포함 올시즌 선발등판한 삼성전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투구 내용은 더 훌륭하다. 21이닝 동안 13개의 안타와 6개의 볼넷만을 내줬고 실점은 이날 경기 6회에 내 준 1점이 유일하다. 14개의 삼진을 뺏어낼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이용찬의 올시즌 삼성전 평균자책점은 0.43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용찬이 호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가자 승리 공식인 홍상삼 - 프록터에게 각각 1이닝씩을 맡겼다. 홍상삼과 프록터는 단 한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깔끔한 투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의 호투로 홍상삼은 시즌 7홀드째를, 프록터는 시즌 17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선두를 굳게 지켰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1984 )에 게재되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