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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베테랑의 관록과 영 건의 파워 대결 - 삼성 vs 한화 9차전 프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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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삼성과 한화가 대구에서 만났다. 지난해 우승 전력의 누수 없이 국민타자 이승엽이 가세한 타선으로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던 삼성은 5할 타령으로 몇 달을 보내고 있고, 박찬호, 김태균 등 해외파의 영입과 송신영의 가세로 상위권 팀들을 위협할만한 다크호스로 부상했던 한화 역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할 승률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삼성이나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한화 모두 1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화와의 지난 대전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던 삼성은 홈에서 다시한번 한화를 상위권 진출을 위한 제물로 삼을 심산이고 지난주 3승 2패를 거두며 팀 분위기를 추수린 한화 역시 이번에는 만만찮은 반격을 준비 중이다.

시즌 상대 전적에선 삼성이 6승 2패로 앞서고 있지만 양팀의 전력차는 보여지는 것만큼 그리 크지는 않다. 한화가 타율(.268)과 장타율(.387), 출루율(.356)로 공격력에 있어서는 삼성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홈런 숫자에 있어서는 오히려 삼성(35개)이 한화에 3개 많다. 투수력에 있어서는 삼성이 한수 위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3.90으로 4점대 후반의 한화에 비해 양호한 상태다.

미세한 차이는 수비에 있었다. 삼성은 26개의 실책으로 SK에 이어 가장 작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화는 37개의 실책을 저질러 LG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단순히 실책 숫자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대부분의 실책이 중요한 승부처에 터져 나왔다는 것이 더 아쉬운 대목이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자멸했던 경기 탓에 이른바 ‘멘붕’을 경험했던 한화팬들이 한두명이 아닐 것이다. 

 


삼성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배영수를 앞세워 한화전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자 한다. 배영수는 시즌 9경기에 등판 4승 2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중에 있지만 한화를 만나서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3경기에서 1패만 떠안고 있고 평균자책점도 4.67로 부진했다. 

최근 두 번의 등판 결과는 나쁜 편은 아니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친 5월 31일 한화전에서는 6.1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6월 6일 KIA전에서는 5.2이닝 3실점으로 선발투수의 덕목인 6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자들의 득점 지원 덕에 승리를 추가할 수 있었다.

한화는 이에 맞서 김혁민을 선발 등판시킨다. 김혁민은 시즌 16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은 3.61로 공교롭게도 배영수와 같다. 기록 자체만으로는 크게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삼성전에서는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를 기록한 김혁민은 2.40의 평균자책점과 1할대의 피안타율(.188)로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김혁민의 최근 2경기 등판 기록이다. 김혁민은 5월 30일 삼성전에서 7이닝동안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1실점 호투를 펼친 것을 시작으로 6월 5일 롯데를 만나서는 9이닝동안 단 하나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으며 9탈삼진 2실점 완투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페이스만으로 보자면 김혁민이 등판하는 한화 마운드가 다소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김혁민은 삼성전 피안타율이 .188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박석민, 이승엽, 최형우에게 15타수 무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중심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지난 경기에서 뼈아픈 홈런을 얻어 맞았던 강봉규(.333)와 김상수, 배영섭, 조동찬 정도만이 김혁민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을 뿐 삼성 타자들은 전반적으로 김혁민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반면 배영수는 한화 타선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전 피안타율이 .370, WHIP이 1.85에 달할 정도로 부진하다. 김혁민이 삼성 중심타선을 완벽하게 묶은 반면 배영수는 김태균에게 7타수 5안타, 최진행에게 6타수 3안타로 맥을 못췄다. 특히 한상훈에게는 10타수 6안타에 홈런까지 허용하는 등 고양이 앞의 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의 전반적인 기록만으로 놓고 보자면 한화가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는 제구력 난조로 볼넷을 남발하던 마무리 바티스타가 중간계투로 나와서도 부진을 거듭하면서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라 불펜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배영수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한화 타선이 경기 초반 상대 선발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승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경기 중반까지 양팀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다면 역시 양팀 사령탑의 지략 싸움이 대세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팬들로부터 야통과 야왕으로 불리던 양팀 사령탑의 입지는 계속되는 성적 부진의 여파로 지금은 좁아질대로 좁아진 상태다. 다른 팀에 비해 서로 만만한 상대를 만난 이번 주중 3연전에 양팀 감독이 총력을 쏟아부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1950 )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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