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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2

투명사회 -투명성의 전체주의적 본질에 대한 예리한 통찰 '투명사회'는 내가 읽은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의 두번째 책이다. '피로사회'라는 책을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책도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하지만, 피로사회라는 제목에서 그가 던져주고 있는 화두가 단적으로 드러났듯, 투명사회 역시 그렇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의 단적인 특징 중 하나를 그는 '투명'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일견 생각해 보면 '피로'라는 단어에 비해 '투명'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음침한 뒷골목의 어느 폐쇄된 공간에서 벗어나 밝고 오픈된 공간으로 옮겨진 듯한 기분이다. 기존의 비밀스런 결정과정과 거래들에서 많은 비리가 양산된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그다지 훌륭하지 못했던 과거의 관행들이 어쩌면 우리를 '투명사회'의 강박으로 몰아 넣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책의 .. 2015. 5. 18.
피로사회 - 우울증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대한 우아하면서도 날카로운 철학적 진단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성과'라는 단어가 익숙한 지 오래 됐다. 각 조직들은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세밀한 스킬을 갖추려는 노력을 쉼없이 경주한다. 과거 시대는 결국 성과사회로 차근차근 옮겨 왔고, 말 그대로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큰 '성과'를 올릴 수 있게 됐지만 성과사회를 사는 사람들은 불행히도 피로감에 무력감에 빠지고 있다. 성과사회가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목표 지향성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또한, 개인간, 조직간의 치열한 경쟁은 당연히 피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성과사회가 피로사회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마련이다. 확연한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경쟁을 타율적이고 피동적인 것으로 봤다면 성과사회에서는 이를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 2014.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