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사지57

대구수목원의 지난 봄 풍경 콘크리트로 가득차 삭막하기만 한 도시 한복판에 잘 가꿔진 수목원이 있다는 건 대구시민에게 분명 행운이다. 한겨울을 제외하고 삼시삼철(?) 수목원은 철따라 꽃구경 나온 가족, 친구, 연인들로 늘 붐빈다. 수목원이라는 것의 설립취지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인근 주민들에게는 그저 바람 쐬며 쉴 수 있는 공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봄꽃이 한창인 요즘이 수목원을 찾기에도 적기일 것 같다. 온통 무채색 세상이던 것이 붉고 샛노란 원색의 꽃들이 피어나 다채로움을 더해준다. 땅에서 전해져 오는 봄기운을 머금은 신록은 그 자체로 사람들의 눈을 싱그럽게 해 준다. 꽃과 나무의 이름을 모른다한들 무슨 상관이랴. 눈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면 그만이다. 몇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는 이 풍경들도 이미 몇.. 2012. 5. 5.
'1박2일' 덕에 제대로 유명세 치르는 회룡포 호젓하게 회룡포를 즐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2월쯤이었나. 모처럼 잔설이 남아 있는 회룡포의 겨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겠다고 회룡포를 찾았다가 주차공간이 없어 중간에 차를 돌려 되돌아왔던 기억이 있네요. 회룡포를 여러번 다녀봤지만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거라곤 상상을 못했었거든요. 모든 게 다 '1박2일' 탓입니다. 물론 예전에도 회룡포는 아는 사람들은 아는 멋진 여행지였습니다. 회룡포 마을을 중심으로 내성천이 휘돌아 나가는 완벽한 물돌이 모습을 온전히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멋진 사진 촬영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박2일' 예천 추억여행 편이 방송된 이후부터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예천군이나 인근의 상인들 입장에서는 분명 좋은.. 2010. 6. 8.
투박한 산골생활의 멋을 느껴볼 수 있는 정선 아라리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우리들에게 익숙한 민요 아리랑의 한 구절입니다. 가사 중에 나오는 '아라리'라는 말은 '아리랑'과 같은 것으로 흔히 정선 아라리를 칭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굳이 정선지방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강원 영서지역의 우리 소리를 통칭한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고 하네요. 아라리의 고장 정선에도 둘러볼 곳이 여럿 있습니다. 태백산 정암사도 그렇고, 지금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 아라리촌도 그 중 한 곳입니다. 아라리촌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애산리에 조양강을 끼고 위치해 있는데 산골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민속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전통가옥 숙박체험도 제공한다고 하니 하룻밤 머물면서 투박한 산골생활의 멋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것.. 2010. 6. 7.
반변천 경치 좋은 곳에 세워진 영양 남경대 남경대는 경북 영양군 입암면 산해리 반변천 가에 세워진 정자입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짤막하게 다음과 같은 소개글이 나와 있습니다만 관심을 갖고 찾아오거나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위치 역시 영양 읍내 쪽에서 떨어져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무관심'일 지도 모르겠네요. 경상북도 영양군 입암면 산해리(山汶里)에 있는 정자로 1615년(광해군 7) 장곡 권태일(藏谷權泰一)이 지지하여 용담 권지(龍潭權誌)가 세웠다. 산수의 풍경이 아름답다하여 지금의 이름을 짓고 경상북도 영양군 진보현 문해리(文海里)에 시거(始居)하였다. 1684년(숙종 10) 권태시(權泰時)가 다시 중건하고 경치가 주역의 41괘인 산택손괘(山澤損卦)와 같다고 하여 .. 2010. 5. 31.
사진으로 한바퀴 둘러보는 영양산촌생활박물관 시간은 조금 지났지만 그래도 구경하기엔 이 사진들이 조금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지난해 여름날을 나름 추억해 보고 싶기도 해서 다른 블로그에 올려져 있던 사진들을 이리로 옮겨왔다. 아무래도 큰 사진이 좋긴 하지만 블로그에 맞추다보니 불가피하게 가로 사이즈는 줄일 수 밖에 없다. 자주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역시 못찍은 사진들은 사이즈가 작은게 조금 더 잘 찍혀 보이는 듯 하긴 하다. 가 본 분들은 알겠지만 이곳 영양산촌박물관은 그리 크지도 않은데다 구성도 단순하게 되어 있어서 어찌보면 관람하기에 부담이 없다. 입구에 들어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출입로를 따라 바로 전시관이 있는 본관으로 들어 설 수도 있고, 우측의 전통문화공원을 먼저 둘러봐도 좋다. 전통문화공원에는 우리의 옛 전래동화나 효자 등에 대한 얘기.. 2010. 4. 20.
산촌의 삶과 문화를 가꾸는 곳, 영양산촌생활박물관 영양산촌생활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예전 산촌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경북의 오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영양군에서 10여년의 공사 끝에 지난 2006년 5월 완공해 문을 열었다.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는데 29,022㎡의 부지에 본관, 전통생활체험관, 전통문화공원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관에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과 사무실 등이 위치해 있고, 전통생활체험관에는 너와집, 투방집, 굴피집, 서낭당 등 전통적인 산촌가옥이 재현되어 있고, 전통놀이도 할 수 있다. 전통문화공원은 흥부와 놀부, 호랑이와 곶감, 해님달님, 효녀심청 등 효사상과 같은 우리 전통가치가 잘 드러나 있는 전래동화들이 조형물로 표현되어 있다. 규모가 작은데 비해 속이 알차다. 지난해 여름 이 곳을 처음 찾았.. 2010. 4. 17.
이름처럼 아늑하고 고운 절, 의성 고운사 고운사는 경북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의 등운산에 위치한 조계종 제16교구의 본사이다. 이 절이 위치한 자리가 천하의 명당자리라고 한다. 연화반개형상이라고 하는데, 풀이하자면 연꽃이 반쯤 핀 형국이란 뜻이다. 풍수지리는 잘 모르지만 고운사를 찾았을 때 무언가 아늑하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을 받았으니 헛된 말은 아닌 것 같다. 고운사는 화엄종의 창시자인 의상대사가 신라 신문왕 원년인 681년에 창건해 처음에는 고운사(高雲寺)로 불렸다. 이후 신라말 유,불,선에 통달해 신선이 되었다는 최치원이 이 절에 들어와 가운루와 우화루를 창건하고 머물게 되었는데 그의 호를 따 지금의 이름인 고운사(孤雲寺)로 불리게 되었다. 한자 이름으로는 높은 구름이 외로운 구름으로 바뀌게 된 것이지만 내겐 그저 고운 절로만 느껴진다.. 2010. 4. 11.
옛 전주읍성의 영화를 엿보게 해주는 풍남문 전주 한옥마을에서 경기전을 거쳐 전동성당에 이르렀다면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바로 풍남문이다. 전동성당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만큼 지척인 전주시 완산구 전동 2가에 위치해 있다. 풍남문은 조선시대 관찰사가 머물던 전주읍성의 남쪽 문이다. 예전에 전주 고을을 둘러싸던 성곽과 성문을 다 허물어져 내리고 지금은 남쪽 문이던 풍남문만 남아 있다. 풍남문은 원래 정유재란 중이던 선조 30년(1597)에 파괴되었던 것을 영조 10년(1734)에 성곽과 성문을 다시 지어 명견루라 불렀었다. 이후 영조 43년(1767)에 불타 허물어진 것을 관찰사 홍낙인이 다음해인 영조 44년에 다시 지으면서 풍남문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 성문을 자세히 보면 1층 건물 너비에 비해 2층 너비가 갑자기 좁아 보인다. 이것은 1층 안.. 2010. 3. 3.
넓은 마당에 역사를 품어 안은 아담한 안동 소호헌 소호헌은 고운사 덕분에 알게 된 곳이다. 의성에서 고운사 들어가는 길이 도로공사 때문에 막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안동 일직쪽으로 우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소호헌은 대구에서 안동 가는 국도5호선 길가에 위치해 있다. 국도 5호선에서 고운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지만 고운사 가는 길엔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것이 나오는 길에야 눈에 띄었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아마 들어갈 때는 고운사 찾는데만 정신이 팔려 주위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던 모양이다. 입구에 도착해 보니 소호헌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이 있었다. 혹시나 문이 열려 있나 하고 대문을 살짝 열었더니 문이 열린다. 조심스런 마음으로 대문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인기척에 방문을 열고 누가 나오신다. 이 작은 집에 거처하는 관리인이 따로 있나 싶었더니 안.. 2010. 3. 1.
노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상주의 천년고찰 남장사 고향을 떠난지 이십여년도 훨씬 지난 날에야 상주의 이름난 고찰 남장사를 찾게 되었다. 때는 2007년 7월말. 한여름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한 때였다. 가만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릴 듯한 날씨였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나오는 차에서 내리기 싫어 한참을 밍기적거리다 남장사 가는 길가에 있는 자전거박물관은 그냥 패스해 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다. 잠시 힘들었어도 사진으로 남겨 두면 두고두고 그때를 기억할 수 있었을텐데. 상주시에서 낙동강 인근에 새로이 상주자전거박물관을 짓는 중이니 나중에 완공되면 그 아쉬움을 달래봐야겠다. 자전거의 도시라는 도시 이미지를 확실히 만들어 가려는 것 같다. 저탄소 녹생성장 시대에 걸맞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남장사는 경북 상주시 남장동의 노악산 .. 2010. 2. 27.
도산서원에서 봄을 기다리다 봄이 멀지 않았다. 봄비 치고는 다소 양이 많긴 했지만 이 비로 봄이 더욱 앞당겨진 느낌이다. 메마른 가지 끝에도 물기가 촉촉하다. 섭씨 20도를 넘나들던 기온이 제 자리를 찾은 듯 하다. 산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서야 만나는 이곳 도산서원도 역시 공기 하나는 언제나 맑고 신선하다. 행사가 있어 안동으로 떠난 이날은 마침 전국민의 관심사인 밴쿠버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열리는 날이었다. 첫번째 목적이였던 임하댐에 들렀다 조금 이른 점심식사를 마치고 도산서원을 향해 출발한 시각이 12시 40분. 1시 20분을 넘겨 시작한 김연아의 경기를 버스에서 숨죽여가며 보고 있었다. 차가 어느새 산길로 접어들며 화면은 이내 끊겨 버렸고 그리 길지않은 산길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주차장에 이르러.. 2010. 2. 27.
만해 한용운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백담사 아마도 백담사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백담사는 여러가지로 유명한 곳인데, 최근에는(최근이라고 해봐야 벌써 십수년이 흘렀다) 전직 대통령이 속세(?)를 떠나 칩거했던 곳으로 세상의 이목을 한몸에 받기도 했었다. 원래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이 이곳에서 불교유신론, 님의 침묵 등을 집필한 곳으로 많이 알려졌다. 이런 연유로 백담사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워낙에 먼 설악산에 있다는 이유로 백담사를 직접 찾아오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가끔 TV화면속에 보이던 백담사 모습은 전형적인 산사의 모습 그 자체였다. 찾아가는 길도 험하고 무척 험하고 가파른 산중에 있는 줄만 알았었다. 물론 산중에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버스를 타고 십여분을 오르면 아주 편하게 백담사에 다다를 수 있다.. 2009. 12. 10.